[더팩트ㅣ권한일 기자] 1년 넘게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꿈틀되면서 얼어붙었던 청약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서울 시내 주요 정비사업 단지들의 연내 분양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시공 일정상 막바지 선분양을 위해 연내 분양이 불가피하거나 조합의 요구로 분양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3구와 강북권에 있는 노른자위 정비사업지를 향한 업계와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구 진주아파트 재건축),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재개발), 청담르엘(구 삼익아파트 재건축), 힐스테이트메디알레(대조1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20번지에 최고 35층·23개동, 총 2678가구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일반 분양물량은 578가구(43㎡ 123가구·59㎡ 49가구·84㎡ 406가구)다. 84㎡ 분양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한다. 2025년 6월 입주를 목표로 올 하반기에 분양될 전망이다.
이 단지는 8호선 몽촌토성역과 잠실역과 접해 있고 9호선 한성백제역, 2호선 잠실역도 도보권에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다. 또 올림픽공원과 롯데월드몰, 한강공원 등이 가깝고 잠실초, 방이중, 잠실고 등 학군이 인접해 있다.
인근 주요 아파트들의 최근 매매가를 보면 이 단지와 맞닿은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9㎡는 최근 19억 후반에서 21억 원 선에서 체결되고 있다. 또 잠실엘스와 트리지움 84.8㎡는 21억~22억 원대 체결가를 형성 중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조합원 분양가는 59㎡가 10억4000만 원(평당 4160만 원), 84㎡는 13억7500만 원이었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감안하더라도 84㎡ 기준 일반 분양가는 18~20억 원대(평당 5200만 원)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257번지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짓는 래미안라그란데는 최고 27층·39개동, 총 3069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일반분양 물량은 총 920가구(55㎡ 173가구·59㎡ 379가구, 84㎡ 182가구 등)다.
이 곳은 1호선 외대앞역과 신이문역 도보권 입지로 이문초와 인접해 있고 경희중·경희고·경희여고 등 학군이 1km거리에 있다. 주변 단지 시세는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전용 59.7㎡는 8억 원 초반, 래미안아트리치 84.9㎡ 9억 원 초중반대다.
래미안라그란데의 분양가는 최근 인근에 분양한 휘경자이디센시아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 공고를 보면 휘경자이디센시아의 일반 공급가(최고가)는 전용 84.9㎡ 기준 9억7600만 원, 59.9㎡는 7억7700만 원이었다.
내년 10월 입주 예정으로 일반 분양도 조만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문1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 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분양 일정이 1년 이상 지체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용 59·84㎡ 일반분양 물량은 5층 이하 저층만 공급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해 시공 중인 청담르엘은 최고 35층 9개동, 전용면적 49~235㎡ 1261가구다. 이중 조합분을 제외한 176가구(84㎡ 91가구·59㎡ 60가구 등)가 일반 분양된다.
이 곳은 서울 청담동에서 처음 선보이는 1000가구 이상 신축 분양 단지다. 입지와 한강 조망권, 주변 시세, 초·중·고등학교 학군 등 다방면에서 신흥 부촌 아파트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가운데, 이르면 이달 안에 청약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청담르엘 조합원 분양가가 59㎡ 약 12억 원, 84㎡ 약 16억 원이었던 점과 주변 아파트 시세 등을 감안할 때 분상제가 적용되더라도 일반 분양가는 평당 6500~7000만 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힐스테이트메디알레는 서울 은평구 대조동 88번지에 들어선다. 최고 25층·28개동 총 2451가구 규모다. 이중 일반분양은 483가구로 전용 59㎡(311가구)와 74㎡(88가구) 등 중소형 면적이 주를 이룬다.
이 단지는 3·6호선 불광역과 접해 있고 구산역과 역촌역 등이 도보권이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정차하는 연신내역과 버스 한 두 정거장 거리다. 단지는 대은초와 맞닿아 있고 동명여고 등이 가깝다.
인근 주요 아파트 시세를 보면 불광롯데캐슬 전용 84.9㎡는 9억 원 초반대, 힐스테이트녹번 59.9㎡는 8억 원 중후반대에 최근 체결됐다. 힐스테이트메디알레 전용 59㎡와 84㎡ 조합원 평균 분양가가 각각 5억8660만 원, 6억3289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59㎡와 74㎡ 기준 일반 분양가는 각각 7억 원과 8억 원 중반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힐스테이트메디알레는 당초 올 상반기 안에 일반 분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조1구역 재개발조합 내부 문제가 불거져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관리처분변경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연내 분양도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원 분양은 이르면 다음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노른자위 정비사업지에서 나오는 한정된 일반 분양을 향한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은 물론, 주변 분양 단지에도 파급 효과가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최근 청약 분위기가 상승 곡선을 타고 있고, 특히 서울 내에서도 입지 우위를 가진 주요 정비사업 단지의 한정된 일반 분양 물량에 청약 통장 쏠림 현상은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같은 관심은 올 하반기에 예정된 주변 비정비사업 단지 등의 청약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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