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6년 만에 다시 열린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과 같은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일본 속담을 말하며 한일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9일 오전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6일 테니스를 치다 발목 부상을 당한 최 회장은 이날 목발을 짚고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한분 한분 일본에서 오신 상의 회장들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제가 부상을 당하는 관계로 인사를 나중에 드리도록 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그동안 중단됐던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가 6년 만에 다시 개최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근 한일 관계는 연이은 양국 정상회담으로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복원되는 등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발전을 토대로 양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민간 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며 "오늘 회의도 그 연장선에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 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해 공식 수교 58주년을 맞이한 양국은 코로나와 수출 규제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전체 교역량은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리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성이 높음을 증명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 동향과 전망, 산업별 협력 방안 등 최근 양국 상의의 중점 사업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양국 상의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므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부산엑스포는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한 부분이다"며 "곧 열릴 2025 일본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와도 하나의 솔루션 플랫폼으로 연결하고자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일본 속담에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과 같은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1명보다는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의미다"며 "오늘 회의에서도 상의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하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은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도쿄에 온 이후 이번 회장단 회의 재개를 위해 아낌없이 노력을 해줬다"며 "양국 관계가 이렇게 개선의 궤도에 오르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산업계는 상호 보완의 관계에 있고 먹는 것, 입는 것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이 구축되고 있다"며 "한일 경제계는 더욱 더 끊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관계는 저출산, 고령화, 경제안보, 탄소중립, 디지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적인 사회 과제를 갖고 있다"며 "한일 기업이 서로 지혜를 나누고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2025년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2030년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한 교류와 한일 자매도시 간 지방 교류, 관광과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활성화되고 중추적으로 한일 간 교류가 확대돼 상호 이해가 심화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태원 의장은 지난 6일 테니스를 치다 발목 부상을 입은 상태임에도 깁스를 한 채 회의에 참석했다. 최태원 의장은 이날 새벽 부산행 KTX 안에서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는 "최근 들어 주말도 없고 시차 적응도 못하고 돌아다니느라 체력 관리를 너무 못한거 같아서 모처럼 쉬는 날 테니스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인데 몸이 너무 굳어있었던 것 같다"며 "엑스레이 등 촬영 결과 수술은 안해도 되는 부위라고 해서 응급실에서 깁스만 감고 다섯시간 만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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