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투자해볼까"…역대급 환율 하락에 엔화 예금↑


지난달 대비 1조 원 규모 엔화 예금 증가
원·엔 환율 930원 대로 내려…투자 수요 확대

엔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엔화가 다시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6979억 엔(약 6조52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788억 엔, 5조4124억 원) 대비 1191억 엔(1조1137억 원) 늘어난 것이다.

엔화 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엔화 가치가 계속 하락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화가 당장은 하락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가치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은행 고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 기준 원·엔 환율은 935.12원으로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934.54원(2022년 11월 9일) 기록과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는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정책을 펼칠 때, 일본중앙은행(BOJ)만 완화정책을 펼쳐 가치가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BOJ의 통화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 등으로 가치가 조금씩 오르다가 최근 다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면 엔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긴축 종료로 미국 기준금리의 상승이 중단되면, 안전자산인 엔화로 투자수요가 몰리며 가치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한편, 개인이 엔화에 투자하려면 시중은행의 '외화예금통장'을 개설해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해당 통장은 원화 대신 외화를 통장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으며, 수시입출금통장과 예적금 통장으로 개설할 수 있다. 환율과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찾아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외화예금통장의 경우 환전 수수료율이 1.75% 수준인데, 환차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환전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면서 "ETF 역시 연간 운용 보수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imthi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