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53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추가 유치했다. 이에 회사는 당초 목표를 24% 초과해 5조 원에 가까운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8일 이사회를 열어 SK온 투자 유치를 위한 주주 간 계약 체결의 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MBK컨소시엄에서 8억 달러(약 1조500억 원)를 유치한지 9영업일 만으로, 계약은 SK이노베이션, SK온, 신규 재무적투자자(FI) 간에 체결될 예정이다.
SK온은 신규 FI로부터 4억 달러(약 5300억 원)를 투자받는다.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이 FI는 MBK컨소시엄의 일원으로 SK온 투자에 합류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로써 SK온은 최대 4조970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이는 당초 목표였던 4조 원을 24% 넘어선 규모"라고 설명했다.
앞서 SK온은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에서 1조2000억 원을,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서 2조 원을 투자받았다. 또 MBK컨소시엄과 SNB캐피탈에서 각각 8억 달러(약 1조500억 원), 1억4400만 달러(약 1900억 원) 한도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유로본드 1조2000억 원, 현대차·기아에서의 차입금 2조 원 등을 더하면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확보한 금액은 최대 8조1700억 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SK온의 발전 가능성을 자본 시장에서 공감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매년 2배씩 매출이 늘어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SK온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조300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7조6000억 원의 40%를 넘겼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5조 원을 웃돈다.
SK온은 신규 투자를 발판 삼아 2025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최소 220GWh로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K온은 한국과 미국, 중국, 헝가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헝가리 등 자체 공장 확충과 포드,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와의 신규 배터리 합작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유치 성공으로 SK온의 재무구조는 더욱 튼튼해질 전망이다. SK온은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서 우수 등급 'A2+'를 받았다. 평가 등급이 높을수록 자본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어음 발행, 유통 등이 보다 원활해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온은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 중"이라며 "앞으로도 재무구조를 견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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