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방위산업 부문에서의 청사진으로 '오렌지로드'를 제시했다.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위산업 관련 계열사들의 강점을 살려 단순 제품이 아닌 무기 종합체계를 구축·서비스한다는 복안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7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을 깜짝 방문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서 새롭게 선임된 설계 생산 임원들과 차를 마시고 생산본부, 기술본부 등을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새로 보임을 받은 신임 팀장들과는 오찬도 함께 했다.
MADEX 2023 현장에서 김 부회장은 한화시스템 부스를 거쳐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스를 차례로 방문했다. 특히, 한화오션 부스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르며 최신 기술이 총 망라된 함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화그룹은 이번 MADEX 2023에 방산 삼총사인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세 업체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한화그룹 측은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우선 한국 해군 차세대 호위함 세 번째 단계인 배치-3(Batch-III) 사업에 제출한 차세대 호위함의 개념과 모형을 공개했다. 또 한화오션이 개념설계에 참가했던 한국형 구축함(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개념설계 모형도 선보였다.
이외에도 다량의 수직발사대(VLS)를 탑재해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합동화력함'(아스널십), 무인기를 운용하는 항공모함인 '무인전력지휘통제함',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잠수함 '전투용 무인잠수정', 수출 실적을 거둔 '수출형 1400 모델 잠수함' 등을 소개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첨단 추진체계와 한화시스템의 최신예 전투체계가 연계돼 더욱 업그레이드된 함정들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한화그룹은 방산 계열사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과 관련, '오렌지로드'라는 구호를 제정했다. 단순히 무기 완성품만 만들어 판매하지 않고 레이더와 엔진 등 다양한 시스템을 총망라해 종합 무기체계를 함께 제공하도록 만들어간다는 설명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일반 방산업체의 경우 무기체계 전체를 다 만들지 못하고 일부는 타사 제품을 탑재해야 한다"면서 "가령, 수상전투함을 조선업체가 만들면 선박은 만들지만 엔진이나 레이더 등은 다른 회사 제품을 적용해야 하는데, 한화그룹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설계 단계부터 미리 적용해 무기체계 전반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화는 오랜 기간동안 그룹 고유의 색깔로 오렌지 색상을 내세웠다. 한화그룹 내에서 오렌지 색상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열정과 에너지를 상징한다. 방산 부문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선도적 역할을 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도 함께 담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현장에서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니 열정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며 "변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변화의 전파자가 돼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은 대한민민국 대표 방산업체로서 K9이라든지 천무라든지 수출사업, 해외진출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면서 "한화오션도 한화그룹의 가족이 됐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회장은 이날 방산관련 추가 인수합병(M&A)과 한화오션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화오션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M&A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계획은 없고, 조직을 떠난 분들이 있어 (추가적으로) 채용해 나아가야할 단계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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