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석준 회장이 이끄는 NH농협금융그룹이 역대급 순익을 거뒀지만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건전성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947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8% 증가한 수치다. 농업지원사업비 반영 전 순이익으로 따지면 1조329억 원이다.
특히 농협금융은 우리금융그룹을 제치고 '빅 4'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이러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의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9%로, 전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조2557억 원을 기록했다.
무수익여신 비중도 증가세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부도 등으로 이자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연체여신, 이자미계상여신 등을 뜻한다. 무수익여신이 많을 경우 안전성, 수익성이 불안하다고 읽힐 가능성이 있다.
농협금융의 올해 1분기 무수익여신 비중은 1조24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7357억 원)와 비교해 39.3%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들을 향해 건전성 관리 압력을 가하고 있어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이다. 5대 금융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일제히 늘었지만 당국은 추가 적립을 요구, 또다시 종전과 비슷한 규모의 충당금을 확대하라고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 금융지주에 내년 5월부터 1% 수준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쌓도록 법으로 정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정부청사에서 제10차 정례회의를 열고 은행, 은행지주회사의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수준을 1%로 상향키로 의결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국내 은행과 은행지주회사는 1년간의 자본 확충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5월 1일부터 1% 수준의 경기대응완충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농협금융 측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협금융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을 적정수준 유지하고 있다"며 "건전성 중심의 자산성장 전략과 선제적 충당금 관리를 통해 미래 손실흡수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1분기 기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932억 원이다. 전년 동기(731억 원) 대비 300.9% 확대했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선제적으로 충당금 935억 원을 적립하는 등 경기 악화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와 대내외적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적정수준의 충당금 적립 등으로 발생가능한 위험 상황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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