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소비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재고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1일 공개한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는 109.8(2020년=100)로 한 달 전에 비해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1.5%)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한 수치다.
전 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 △11월(-0.5%)에 감소세를 보이다가 △12월(0.1%) △1월(0.0%) △2월(1.0%) △3월(1.2%)은 오름세를 기록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날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월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이 감소했는데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공공행정이 크게 감소해 지난달 대비 1.4%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등 지출이 2~3월에 큰 폭 증가한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감소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공공행정은 지난달보다 12.4% 감소했는데 이는 2011년 2월(-15.3%) 이후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달보다 1.2%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도 지난달보다 1.2% 줄었다. 또 △통신·방송장비(13.4%) △반도체(0.5%) 등은 늘었지만 △기계장비(-6.9%) △의약품(-8.0%) 등은 줄었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지난달보다 13.2%(p) 오른 130.4%로 198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달보다 △반도체(31.5%) △석유정제(15.1%) △1차금속(4.4%) 등에서 올랐다.
김 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은 0.5% 증가했지만 출하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재고·출하비율 자체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줄어 지난달(-0.5%)보다는 감소폭이 둔화했다. △금융·보험(2.0%) △정보통신(1.8%) △보건·사회복지(0.5%) 등은 늘었지만 △도소매(-3.1%) △운수·창고(-1.3%) △부동산(-1.9%) △협회·수리·개인(-2.0%) △숙박·음식점(-1.0%) △수도·하수·폐기물처리(-3.3%) △교육(-0.5%) 등은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달보다 2.3%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6.3%) △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2%)에서 줄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3%) 12월(-0.2%)에 이어 올해 1월(-1.5%)까지 3개월 연속 줄었다가 2월(5.1%), 3월(0.1%) 올랐지만 지난달 3개월 만에 다시 줄었다.
김 심의관은 "소매판매는 기상여건상 2월(5.1%)에 의료 구입이 많아지면서 크게 증가했던 부분의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컸다"며 "소매판매는 코로나19 이후 서비스 쪽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내국인들이 해외로 나가는 해외판매는 소매판매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종합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지난달 대비 0.9% 오르면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영상과 음향·통신기기 등 기계류(-0.6%)에서 투자가 줄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5.9%)에서 투자가 늘었다. 건설기성은 반도체공장 건설 진척 등으로 건축(2.4%) 중심으로 지난달보다 1.2% 늘었다.
김 심의관은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서 우리 경제에 불확실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