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최근 감기,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소아과 대란'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아제약 '챔프 시럽', 대원제약 '콜대원키즈펜시럽' 등 어린이 해열제가 각각 갈변과 상분리 현상으로 판매 중지되면서 해열제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4∼20일 전국 196개 표본 감시 의료기관의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사 환자 분율)는 25.7명을 기록했다. 유행 기준의 5.2배에 달하는 수치다.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을 동반하는 아데노와 리노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이 늘고 있으며,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수족구병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109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올해 19주차(5월 7∼13일) 0∼6세 수족구병 분율(외래환자 1000명당)은 13.8명으로 전월(4.0명)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대면 접촉 감소로 계절성 독감과 호흡기 질환이 감소했다가 엔데믹 이후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감기 환자가 늘면서 감기약과 해열제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동아제약의 어린이 해열제 '챔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0억 원으로 전년 동기(24억 원) 대비 67% 증가했다. 분기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동아제약의 '판피린'도 1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정점이었던 전년 동기(127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동화약품의 '판콜' 제품군은 올해 1분기 14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으며 분기 매출 기준 역대 최대치다. 보령의 진해거담제 용각산 제품군과 JW중외제약의 '화콜'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매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아과 대란'이 심각해지고 잇단 해열제 판매 중단 조치로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는 비상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어린이 해열제인 대원제약 '콜대원키즈펜시럽'과 동아제약이 생산하는 '챔프시럽' 제조·판매가 중단됐다.
콜대원키즈펜시럽에서는 현탁액(고체 입자가 분산된 액체) 제제에서 투명한 시럽과 흰색 가루가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이 나타났으며, 챔프시럽은 일부 제품에서 갈변 현상이 확인됐다.
해당 제품들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로, 생후 4개월부터 투약이 가능하고 고열이 날 때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 계열과 교차 복용할 수 있어 수요가 높다.
식약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대체 의약품으로 텔콘알에프제약의 '내린다시럽', 맥널티제약 '신비아시럽', 삼아제약 '세토펜건조시럽'과 '세토펜현탁액', 신일제약 '파세몰시럽', 조아제약 '나스펜시럽,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등이 있다고 밝혔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챔프와 콜대원키즈펜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판매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체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가 갑자기 생산량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감기 환자 증가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어린이 해열제 품귀 현상도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