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한국은행이 3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멈춘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각종 지표가 안정세를 찾을 때까지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지만 긴축 효과에 따라 연중 1회의 인하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연속 올린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시장에선 사실상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 나온다. 이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기대감이 피어나오며 본격적인 시기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한은이 성장보다 물가 억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섣부른 인하 기대감을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의) 연내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며 "생각보다 근원 물가가 낮아지는 속도가 느리고, 올해 물가 전망치는 3.5%로 목표에 비해 턱없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물가에 선행하는 기대인플레이션 하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2%대에 안착하지 못해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하는 시기는 묘연하다. 공공요금 인상 등 상방 요인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본 요인을 근거로 총재도 연내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3분기 이후부터는 통화긴축 효과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개월 연속 하락해 3.5%까지 하락한 상황이다"며 "4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반등할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 상승 시 매수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도 "7월 금통위는 현 수준의 금리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은이 금리인상 옵션을 재검토할 시점은 기저효과 소멸 이후가 될 것이란 판단에 7월 금통위 금리 동결을 전망한다"며 "작년 7월 WTI가 110달러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는 2~3개월 정도 버퍼가 남아있다. 이에 7월까지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 낙폭은 꾸준히 확대될 수 있고 한은은 순수한 통화긴축 효과를 검토하기 위해 한차례 더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 1회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연내 금리인하 관련 사항은 3분기 이후 통화긴축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 것인가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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