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체율 상승에 부실 우려…금감원 "심각한 상황 아냐"


금감원, 가계대출 동향 및 건전성 점검 회의 개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 원 늘어난 1598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더팩트│황원영 기자] 최근 금융권 가계대출과 연체율이 동시에 늘며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25일 금융위원회, 은행, 중소서민금융협회, 민간 전문가와 함께 가계대출 동향과 건전성 현황 등 잠재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 원 늘어난 1598조8000억 원이다. 가계대출은 2022년 8월 이후 계속 감소하다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실수요 중심의 특례보금자리론(4조7000억 원) 증가에 따른 것으로 정책 모기지를 제외한 은행권 여타 대출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2조2000억 원)은 4월에도 감소세를 지속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금융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와 확대된 손실흡수능력 등을 감안할 때 금융시스템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출금리가 과거 대출 급증기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주택거래도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적은 수준인 만큼 향후에도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에서도 은행은 차주의 신용위험 증가, 2금융권은 수익성·건전성 저하에 대한 압박으로 당분간 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수요·공급 여건과 시장금리 및 부동산시장 환경 등에 비춰 가계대출 급증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우리나라 가계대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2%로 높은 수준이고, 향후 자산시장 및 시장금리 향방에 따라 증가세가 빨라질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놓지 않고 관리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금융권 연체율 상승에 대해서는 "2014~2016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안전성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 연체율은 0.33%(지난해 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2금융권에서는 카드사가 1.53%(0.33%포인트 상승), 캐피탈 1.79%(0.54%포인트 상승) 등을 기록했다.

연체율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저축은행(5.07%·1.66%포인트 상승)과 상호금융(2.42%·0.90%포인트 상승)은 각각 2016년 및 2014년 수준으로 회귀했지만, 그 이전 시기의 최고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이 2022년 이후의 금리상승과 경기 둔화,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시기 대출이 급증하면서 2021년 사상 최저치로 하락한 연체율이 대출 위축과 함께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와 관련해서는 오는 9월말부터 코로나19 상환유예 여신의 상환이 개시되면 연체율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적용 중인 금융권 상환유예 여신이 3월말 기준 6조6000억 원에 불과하고 80% 이상은 연체율이 낮은 은행에서 취급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은행권의 상환유예 여신 5조3000억 원 전액에서 연체가 발생한다고 가정해도 연체율은 0.57%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이 연체채권 매각·상각, 여신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및 자기자본 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시장 및 주택시장 추이와 함께 가계대출 동향을 업권별·대출 유형별로 상세히 모니터링 하며 가계대출 급증 징후가 나타날 경우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대출 안정화를 위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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