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확장현실(XR) 기기를 스마트폰 이후의 기기로 낙점했다. 양사는 XR기기와 운영체제(OS) 등을 마련하며 관련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6월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파크'에서 세계 개발자회의(WWDC)를 연다. 외신과 IT업계 팁스터 등은 애플이 이날 혼합현실(MR) 헤드셋과 운영체제 'xrOS'를 공개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애플이 예상대로 제품을 출시한다면, 지난 2014년 애플워치 출시 이후 처음으로 신규 하드웨어 제품을 론칭하는 셈이다.
애플은 지난해 '리얼리티 원'과 '리얼리티 프로'라는 이름의 기기 상표 신청서를 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터키·필리핀·뉴질랜드 등지에서 'xrOS', 'xrproOS' 등의 상표 신청을 내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얼리티 프로는 XR 전용 칩셋과 10개 이상의 카메라, 8K 고해상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3000달러(약 400만 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애플의 XR헤드셋의 출하량은 10만 개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잠재적 총 생산량은 30만 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역시 XR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구글, 퀄컴 등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신제품 공개행사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구글·퀄컴과의 'XR 동맹'을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XR글래스 등 기기 개발을 맡고, 구글이 운영체제, 퀄컴이 칩셋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의 마이크로 OLED 기업이 이매진에 2억1800만 달러(약 2900억 원)을 투자해 주식을 전량 인수했다. 이매진은 '다이렉트페터닝' 등의 XR과 가상현실(VR)에 특화된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만큼, 이번 이수를 통해 삼성전자의 XR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XR 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2021년 1100만 대에서 2025년 1억5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 역시 2022년 약 69억 달러(약 9조700억 원)에서 2027년 200억 달러(약 26조30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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