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한맥, LG트윈스 투수 '켈리' 등판시켜 '켈리'에 견제구


한맥 LG트윈스 '켈리' 광고, 유튜브 콘텐츠에서만 노출

오비맥주가 한맥 모델로 LG트윈스 소속 케이시 켈리 선수를 발탁했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오비맥주가 한국야구위원회(KBO) LG 트윈스 소속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Casey Kelly)를 '한맥' 모델로 발탁했다. 오비맥주 측은 오는 29일부터 켈리 선수와 함께 한맥 광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광고는 프로야구 관련 유튜브 콘텐츠에서만 노출될 방침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켈리(Kelly)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엿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켈리 선수와 켈리 맥주의 스펠링이 동일한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오비맥주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켈리 선수를 한맥 모델로 발탁했다. 공식 모델로 선정해 TV광고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프로야구 시즌도 이어지고 있고 특히 켈리 선수가 부드러운 맥주를 즐겨 마신다고 한 점과 투구폼도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해 모델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켈리 선수를 모델로 선정한 이유를 '견제 수단'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신제품 켈리가 출시되고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오비맥주는 이를 견제할 목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켈리 마케팅을 적극 펼치면서 오비맥주에서는 위기감을 다소 느꼈을 수 있어 켈리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재미를 위해 선보인 펀(FUN)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이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재미를 추구하는 펀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비맥주가 케이시 켈리를 한맥 광고모델로 발탁한 이유를 두고 업계에서는 견제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뉴시스

실제 지난 15일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테라와 켈리의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2019년 출시한 테라 이후 4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이다. 덴마크에서 북대서양의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특색 있는 야심작이다. 특히 켈리는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하는 등 테라보다 빠른 매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이트진로의 켈리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며 오비맥주가 발탁했다는 이유 중 '부드러움'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켈리 선수 투구폼이 부드러워 발탁했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다. 투구폼이 부드러운 선수는 많은데 특히 과거 두산베어스 투수로 활약했던 유희관 선수는 '느림의 미학',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유명했다"며 "오히려 유희관 선수가 한맥 모델에 더 논리적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의 켈리 돌풍을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급히 잠재워야 할 다급함도 엿보인다"며 "또 켈리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것은 시선 분산 효과와 브랜드 혼돈 효과를 노린 것으로도 보여진다"고 첨언했다.

한편 한맥은 한국 맥주역사 100년을 맞아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라거를 만들자는 '대한민국 대표 라거 프로젝트'로 지난 2021년 나온 제품이다. 한맥은 부드러운 거품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도록 거품 지속력을 대폭 올린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27일에는 한맥을 새롭게 리뉴얼해 출시했다.

당시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소비자들에게 부드러운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패키지와 거품에 주안점을 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며 "더 부드러워진 목넘김과 부드럽고 한국적인 미를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대한민국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K라거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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