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피에몬테가 이달에만 여섯 차례 지분을 매입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피에몬테는 윤윤수(78) 휠라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개인회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 매입은 윤 회장이 장남 윤근창(48) 휠라홀딩스 사장의 승계 작업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에몬테는 이달 2·3·4·17·18·19일 여섯 차례 휠라홀딩스 주식을 매입했다. 자세히 보면 △9만7961주(2일) △3만3327주(3일) △3만5703주(4일) △6만4484주(17일) △10만632주(18일) △11만8989주(19일)로 총 피에몬테가 보유한 휠라홀딩스 주식 수는 1720만4445주로 늘었다. 지분율도 올해 3월 31일 기준 26.77%에서 28.32%로 확대됐다.
이날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이달 여섯 차례 피에몬테가 휠라홀딩스 주식을 매입한 것이 맞다"며 "다만 피에몬테가 윤 회장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휠라홀딩스 주식 매수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휠라홀딩스의 지배구조는 '옥상옥'(屋上屋) 지배구조를 띠고 있는데 윤 회장은 피에몬테를 통해 휠라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피에몬테의 지분이 75.18%에 이르기 때문이다. 나머지 지분은 윤 사장이 최대주주(60.2%)로 있는 의료용 전동스쿠터 제조사 케어라인이 20.77%, 윤 사장이 4.05%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피에몬테의 모든 지분은 오너 일가가 갖고 있는 셈이다.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이 늘어나자 업계 일각에서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달 만에 여러 차례 주식을 매입한 것은 윤 회장이 윤 사장에 대한 승계 속도를 올리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피에몬테의 주식 매입이 부의 세대 분배를 촉진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지분을 늘린다는 것은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부의 세대 분배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며 "또 지분 매입이 주식 방어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핵심은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능력이 뛰어난 2세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회사를 승계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오너 일가의 비상장 개인회사의 자금을 동원해 승계 작업을 실시하는 것이라면 문제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 매출은 △3조1288억 원(2020년) △3조7939억 원(2021년) △4조2217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3410억 원(2020년) △4928억 원(2021년) △4350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108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35억 원) 보다 350억 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1687억 원)보다 소폭 줄은 1603억 원을 기록했다.
이호연 휠라홀딩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6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 영업환경에도 골프 관련 자회사의 지속 성장세와 휠라 로열티 매출이 수익을 뒷받침했다"며 "앞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실제 골프 관련 자회사인 아쿠쉬네트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19.9% 신장한 8754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