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배터리아저씨'로 유명한 박순혁 전 홍보 이사의 전 회사 금양이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되는 위험에 처했다. 불성시공시법인 지정 소식 등 최근 악재가 이어진 데다 적자 실적을 탈피할 수 있을지에도 의구심이 따라붙고 있어 주가 방향에 시선이 모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은 이날 오전 11시 50분 전 거래일보다 0.18%(100원) 오른 5만48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앞서 금양 주가는 박 전 이사가 2차전지 투자를 강조하며 크게 치솟았다. 박 전 이사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인지도를 얻기 시작하기 전이었던 지난 1월까지만 해도 2만5000원 선에서 등락하던 주가는 지난 4월 10일 8만9500원(종가)까지 올랐다가 최근 일주일간은 5만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대비 주가는 130% 넘게 뛰었다.
금양은 최근 박 전 이사의 사임과 불성시공시법인 지정 소식 등에 주가가 흔들렸다. 박 이사는 한 유튜브에 출연해 금양의 1700억 원어치 자사주 매각 계획을 공개했고,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24일 금양에 '자기주식 처분 계획 발표 공정공시의 지연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박 전 이사가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이사는 한 언론을 통해 "거래소가 '박 이사가 계속 금양에서 홍보를 맡으면 온갖 피해를 다 주겠다'고 해 그만두게 됐다"고 주장해 혼란을 겪었다. 17일에는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으며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했다.
최근 일주일(5월 12~19일) 금양은 6만2000원에서 5만4700원으로 주가가 11.77%(7300원) 내렸다.
박 전 이사의 퇴사 이후에도 여전히 각종 이슈에 처해진 가운데 연초 대비 올라간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차전지 열풍이 식고 있는데다 자사주 블록딜 처분 영향, 공매도 타깃 위험 등이 도사리고 있다.
회사는 앞선 공시에서 525억 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8일 금양은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됐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열고 코스피200구성 종목 정기 변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50조 원 이상의 패시브 자금이 해당 지수를 추종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금양도 거래자금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가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1년 간 주가가 크게 올라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금양은 코스피200에 편입됨에 따라 내달 9일부터 공매도가 가능한 종목이 된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은 공매도 대상으로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 최근 밸류에이션이 큰 폭으로 상승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수편입종목, 특히 대차잔고 비중이 큰 편입 종목은 편입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양이 몽골 광산 개발사와 지분 인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일부 기대감도 실리지만, 실제 수익창출 면에서는 2차전지 사업 상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적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는 상황이다.
금양은 지난 11일 몽골 광산 개발사 몽라(Monlaa)의 지분 60%를 6000만 달러(약 789억9000만 원)에 인수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금양은 외부기관 평가 등을 거쳐 한 달 내 지분 인수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MOU는 형식적 계약에 그치기에 이후 개발 허가 취득 등 2차전지 사업으로 수익성이 뛰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75억3300만 원, 영업손실 8억5800만 원을 기록해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고 수익은 적자 전환했다. 특히 현재 매출면에서 2차전지 관련 매출은 전무한 상황이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