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수혜가 예상됐던 국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20일부터 대중교통수단 등 실내 마스크 해제가 시행되며 국내도 외국과 같이 본격적인 코로나19 해제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으나 기대감만큼 주가가 뛰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달부터는 병·의원과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돼 코로나19의 영향권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전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한 달 전 대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달 17일 이후 이달 19일까지 각각 3.45%, 4.65%씩 내렸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6월 11일 3만51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꾸준히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다 현재는 2만20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4일 장중 1만800원까지 주가가 내렸고 이후 1만 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23일 2만9150원까지 치솟았으나 당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주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혔지만 기대만큼 주가가 뛰어오르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도 지난 2021년 10월 7일 2만4000원에서 거래됐다가 최근에는 1만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제주항공, 티웨이 항공도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추세인 현재까지 주가가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대형항공사(FSC)의 여객 실적이 견조했으나 기대감이 선반영 된 탓에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이 두 회사 합병에 대해 최근 부정적 견해를 보이자 주가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EU는 지난 2월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2단계 심사(Phase 2)'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리오프닝 관련주의 하나인 화장품주 주가도 아직까지 냉탕이다. 설화수·라네즈 등 브랜드를 공급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한 달 14.33% 하락했다. 후·오휘 브랜드를 운영하는 LG생활건강도 12.57% 내렸다.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되며 주가가 하락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고급 화장품' 마케팅 전략으로 앞서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 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궈차오(애국소비)' 등 바람이 불며 국내 브랜드 인기가 시들고 있다.
다만, 일부 중소형주는 주가가 살아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63.45%), 씨앤씨인터내셔널(16.89%), 코스맥스(10.61%) 등은 같은 기간 각각 크게 상승했고 이달 들어 연중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여행주는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여행수요 기대감에 따라 선반영 됐던 주가가 서서히 하락하는 추이다. 다만, 1분기 실적 이후 3년 동안의 정체기를 마치고 적자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어 올해 여름휴가 성수기를 기점으로 기지개를 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련 업계 전망에 더해 최근 정부도 여행객 지원 방침을 밝혔다.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830억 원을 기록해 2020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6억 원으로 3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모두투어도 3년 9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노랑풍선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37억 원과 17억 원을 나타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410% 늘어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항공업 주가 전망에 대해 화물업의 반등과 리오프닝 속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에 대한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며 "화물 경기 저점 신호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며 올해 2분기 저점을 기대한다. 대한항공은 화물 저점 확인 시 반등세가 본격화될 것이며 현재는 여객 매출로 화물 불황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여전히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 기회가 많으며 중소형 브랜드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낮아 중국 시장 매출 없이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컬처(K-Culture) 열풍이 한국 화장품 관심도를 높이고 있고, 해외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며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중동 왓슨스(Watsons), 미국 코스트코(Costco) 등의 해외 오프라인 채널과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 채널에서 한국 화장품 노출이 확대되는 추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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