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억 비자금' 혐의 김영준 회장…오너 리스크 불거진 '이화그룹' 어떤 기업?


김영준 회장·김성규 사장 구속심사 출석
주요 계열사 거래 정지…이트론 주가 급락
이화전기, 전력변환기기 전문 제조기업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1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화그룹은 이러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주요 계열사의 코스닥 시장 거래가 중지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화그룹의 계열사 이화전기와 이아이디는 현재 이번 사태와 관련해 거래 정지 상태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회사에 전·현직 임원 등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사실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답변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이화전기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 몰드변압기, 정류기 등 다양한 전원공급장치와 전력변환장치를 생산해 공급하는 회사다. 1956년 설립됐고, 199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발전소, 대규모 시설 단지, 산업 전원 설비, 전산 센터 등 민간 분야와 철도, 지하철 등의 공공·방산 분야의 사업 영역에 진출해 있으며,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2차전지 사업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배터리셀 제조업체와 협력해 배터리팩 제조·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배터리셀 제조업체가 2차전지 배터리셀을 제작하면, 해당 배터리셀을 모듈화해 전기자전거, 전기차 업체 등 배터리팩이 필요한 고객사에 최종 공급하는 역할을 검토하고 있다.

이화전기의 지난해 기준 매출은 515억8700만 원 수준이다. 무정전전원장치 사업이 31.9%로 사업 비중이 가장 크고 주파수변환기 13.1%, 정류기 11.6%, 몰드변압기 9%, 전원공급기 5.2% 순이다. 수출 비중은 3.6%로 대부분 사업이 내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화전기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사진), 몰드변압기, 정류기 등 다양한 전원공급장치, 전력변환장치를 생산해 판매하는 회사다. /금융감독원

이아이디는 유류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도 벌이고 있는 회사다. 2차전지 설비공정 제조, 자동화설비 설계, 디스플레이·에너지 산업 분야 공정장비 개발·제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이큐셀, 케이아이티 등을 포함한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는 2696억 원이다. 현재까지는 유류도소매업이 매출 절반(53.4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화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이트론이 있다. 이트론은 주요 경영진이 구속 위기에 처한 뒤 주가가 급락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트론은 전날보다 54원(19.7%) 떨어진 222원에 거래되고 있다.

1994년 설립된 이트론은 서버, 스토리지, 가상화솔루션 등 IT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리노티 서버, 후지쯔 서버, LG히다찌스토리지, IoT 솔루션, 클라우드 가상화 솔루션 등이 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매출은 552억 원으로, 서버와 스토리지 사업 비중이 81%에 달한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는 김영준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가공급여 등 명목으로 비자금 114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2017년 증권을 저가에 매수한 뒤 허위공시 등을 통해 고가에 매도해 124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하고, 회사에 187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아울러 2016~2019년 사이 해외직접투자를 신고하지 않고 173억 원 상당의 자금을 불법으로 해외로 반출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이화그룹이 지난 2016~2017년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혐의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후 올해 3월 이화전기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 사무실, 관련자 주거지 등 약 6곳을 압수수색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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