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미래기금 운영 구체화…전범기업 미쓰비시·일본제철 참여 불확실


전경련, 경단련과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 운영위 설치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이 10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 발표의 후속 조처로 공동운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와 일본제철의 기금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전경련은 10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경단련과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운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구체적 사업 내용을 결정하기 위해 공동운영위원회를 두 단체가 설치하기로 합의했고, 두 단체 회장이 공동운영위원장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 운영위원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등이다. 한국 측 자문위원회 좌장은 강성진 고려대 교수로 결정됐다.

일본 측 운영위원은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과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으로 정해졌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두 단체는 한일 관계의 건전화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길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공동 사업으로 양국 산업 협력과 미래 세대 교류 강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먼저 오는 7월 서울에서 '한일 산업 협력 포럼'을 열기로 했다. 미래 세대 교류와 관련해서는 대학 간 교류 강화, 한국 고등학교 교원의 일본 초빙, 인턴십 등을 추후 검토한다.

산업 협력 강화 관련 공동 사업은 다섯 가지로 정한 뒤 구체화하기로 했다. 두 단체는 우선 반도체 공급망 강화, 자원·에너지 안전 보장 등을 위해 경제 안전 보장 환경 정비에 나선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와 일본제철의 기금 참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더팩트 DB

또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유지·강화 △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 실현 △산업 국제 경쟁력 강화 △전염병 확산을 포함한 글로벌 과제 대응 등이 협력의 주요 주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공동운영위원회를 통해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한일 국민 간 상호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계는 추후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일본제철이 기금에 참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도쿠라 회장은 특정 기업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쿠라 회장은 "미쓰비시, 일본제철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거나 배제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며 "무차별적으로 골고루 요청할 생각이다. 사업의 동참 여부는 개별 기업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김병준 직무대행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젊은 인재 교류, 산업 협력에 대한 문제는 전경련 회원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한일 협력을 통해 양국의 산업,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면 전경련 멤버가 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한일, 한미 정상회담 때도 전경련이 주도해서 재계 회의를 열었지만 이것은 전경련의 것이 아니고 국가 전체의 것이기 때문에 4대 그룹도 기꺼이 참석했다"며 "마찬가지로 기금의 모든 사업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문이 닫혀있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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