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정용진, 인천 '이마트 연수점' 깜짝 방문 이유는


정용진 부회장 "이마트 리뉴얼은 '큰 실험'"
이우현 부회장, OCI홀딩스 회장 취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정용진 "일상이 현장 방문"…다음 행선지 주목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천 연수구 소재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했다고요.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3일 오후 2시 50분쯤 사전 예고 없이 이마트 연수점에 깜짝 방문해 1시간가량 매장을 둘러보며 취재진은 물론 고객들과 적극 소통했습니다. 6개월의 리뉴얼 기간을 거쳐 새롭게 단장한 뒤 지난 3월 30일 재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는데요. 정 부회장은 주류 특화점, 수산물 코너, 정육 코너, 델리 코너, 밀키트 솔루션 존, 스마트팜, 랜더스광장 등을 두루두루 살펴본 뒤 직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이마트 연수점은 식품 매장을 이색 볼거리로 채우고 다양한 테넌트(입점) 매장을 유치해 즐길 거리를 늘린 몰타입의 미래형 이마트의 표본 매장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 리뉴얼 작업을 놓고 '큰 실험'이라고 언급했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정용진 부회장은 "사실 리뉴얼에 대해 걱정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 감소와 관련한 걱정인데요. 그러나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이후 매출이 수직 상승하며 이를 강행한 정 부회장의 판단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이후인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했으며 방문객도 23% 늘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었다"면서 "매장 면적을 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들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초기에는 매출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추이를 보니 하나도 줄지 않았다. 그래서 저희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마트 연수점 리뉴얼에는 신세계그룹의 다른 전략이 담겨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단 SSG랜더스를 중심으로 인천을 신세계의 새로운 거점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마트의 첫 미래형 점포를 이마트 연수점으로 낙점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를 통해 인천의 팬덤을 견고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사업의 시너지를 구상하고 있죠. 정용진 부회장이 연수점을 깜짝 방문한 것도 인천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 부회장은 "인천은 SSG랜더스 야구단의 홈이다. 야구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이라면서 "연수점이 야구팬들에게 성지처럼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야구단을 시작할 때의 목적에 잘 맞춰 사업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죠.

이마트 연수점에는 다른 점포에 없는 SSG랜더스 특화 매장이 있는데요. 또 1층에는 '랜더스광장'을 조성했는데, SSG랜더스 구단 선수 12명의 개별 유니폼과 배트, 글러브, 야구볼 등 선수 용품은 물론 대형 디스플레이의 선수단 포스터를 진열했습니다. 특히 연수점은 SSG랜더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설치된 대형 전광판으로 고객들이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죠.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연수점을 소통의 장소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현장 경영 보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요?

-이날 정용진 부회장은 "우리의 답은 언제나 고객과 상품이 있는 현장에 있다"면서 "현장이 신세계그룹의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 구상의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발언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도 주요 매장을 수시로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인데요.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3월 이마트24의 상품전시회 '딜리셔스페스티벌'과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상이 현장 방문"이라고 밝힌 정용진 부회장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가 될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인적분할을 거쳐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화학회사 OCI가 지난 2일 정식 출범했다. 지주회사 출범과 함께 이우현 부회장은 OCI홀딩스 회장으로 승진했다. /OCI

◆ 지주사 OCI홀딩스 출범…회장은 '오너 3세' 이우현

-마지막으로 OCI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오너가(家) 3세인 이우현 부회장이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면서요?

-OCI는 지난 2일 이우현 회장의 취임식을 열었습니다. 이날 취임식은 예고된 내부 행사였는데요. OCI는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이우현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죠. 이로써 이우현 회장은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OCI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5년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게 됐는데요. 2005년 동양제철화학(현 OCI) 전무로 입사한 이후로는 18년 만입니다.

-그렇군요. 이우현 회장이 어떤 인물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우현 회장은 OCI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전 회장의 손자이자 이수영 전 회장과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의 장남입니다. OCI 핵심 사업을 석탄화학에서 태양광으로 전환하는 등 회사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죠.

-이우현 회장 취임으로 OCI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까요?

-OCI는 이달부터 회사가 분할됐는데요.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화학회사 OCI가 정식 출범하면서 이미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우현 회장은 OCI홀딩스의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이고요. 단순히 이우현 회장이 취임하면서 오너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점 외에도 분할에 따라 OCI 사업 구조가 완전히 재편되는 상황인데요.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 사업과 도시개발 사업을, 신설법인 OCI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전담합니다.

이우현 회장의 '역할'에만 초점을 맞추면 글로벌 복합 위기, 시장 불확실성 증대 등 경영 환경을 둘러싼 위기를 극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인적분할의 이유로 기존 '화학 사업 가치의 재평가'를 제시한 만큼,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OCI 이사회는 이우현 회장 중심 새로운 체제와 관련해 '책임 경영 강화', '회사 중장기적 비전 마련',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이우현 회장은 "OCI는 현재 창사 이래 가장 큰 변화와 도전을 앞두고 있다"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을 만들 것이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큰 도약을 향한 여정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우현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인사를 단행했다고 하는데.

-OCI는 이우현 회장 체제 아래 사업 특성에 맞는 최적의 투자 전략과 새로운 성장 기반을 적극 마련하고, 파격적이고 유연한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실제로 이 회장은 지주사 출범과 함께 본부장으로 전임자보다 20세 어린 1983년생 직원을 발탁하는 등 파격의 인사를 단행하는 모습을 보였죠. 성과와 능력 위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인데요. 이 밖에 이번 인사를 통해 OCI홀딩스의 최고경영자로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가 선임돼 '이우현·서진석 투톱' 체제가 완성됐습니다. 신설법인 OCI에서는 김택중 OCI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유신 OCI 부사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게 됐습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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