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어린이날을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임직원과 그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고, 당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다만 전국적인 폭우 소식에 대규모 야외 행사 분위기를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유연하고 가족 친화적인 근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선물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어린이날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경기 이천 반도체 공장(M16)을 모델로 제작한 블록 선물에 이어, 올해는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M11) 블록을 선물로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8일 어버이날까지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어린이날 기념 선물을 전달한다. 최근 어린이날을 앞두고 임직원과 가족들이 만든 '뽀로로 팝업북'을 보바스어린이의원에 기부한 롯데케미칼은 내부적으로는 사업장이 있는 대전, 여수, 울산, 대산 지역 임직원에게 학용품 등의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다수 기업이 어린이날을 기념한 기프티콘을 증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한창인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가족 참여 행사를 준비했다. LG전자는 5일 창원 LG 스마트파크에 근무하는 LG전자·협력사 직원과 가족 600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행사를 연다. 사업장 내 직원들이 오가던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각종 놀이기구를 배치하고 음식 만들기, 블록 조립, 마술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와 LG전자 서초R&D캠퍼스는 이달 중 가족 초청 행사를 열고,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임직원 자녀를 위한 놀이공간과 다양한 가족 동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은 임직원들의 사연을 받아 추첨을 통해 가족 동반 글램핑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현대자동차는 경기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오는 14일까지 제7회 현대 키즈 모터쇼를 개최한다. 현대 키즈 모터쇼는 2016년 세계 최초 어린이 상상력 모터쇼란 콘셉트로 시작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성장 세대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이날 연휴인 5∼7일에는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키즈 그라운드' 행사도 함께 열기로 했다. 임직원들을 위해서는 5일 열리는 '2023 국제어린이마라톤' 참가비를 전액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임직원 가족 초청 패밀리데이를 열었다. 임직원 자녀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패밀리데이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이틀에 걸쳐 약 8600명이 참석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사는 격납고를 테마파크로 꾸며 어린이용 놀이기구, 포토 부스, 페이스페인팅, 푸드트럭 등을 지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어린이날을 챙기는 이유는 가족 친화 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나아가 우수 인재들의 이탈도 막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과 가정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건 다 알고 있고, 이제 적극 실천하는 단계"라며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회사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가족 관련 행사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행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날씨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연휴 동안 전국에 호우 특보 수준의 강한 비와 태풍급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어린이날에 맞춰 대면 행사를 준비했으나, 연기 또는 취소 결정을 내렸다. 좋지 않은 날씨에 야외 행사를 개최하면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행사로 전환하지 못하는 회사의 경우 추후 다시 가족 행사를 여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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