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비둘기' 성명에 오르다 파월에 실망…다우 0.8% 하락 마감 


연방준비제도,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발언으로 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AP.뉴시스

[더팩트│황원영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 후 하락했다.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명에 상승 흐름을 보이던 증시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인하에 선을 긋자 이내 하락 전환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0%%(270.29포인트) 내린 3만3414.2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70%(28.83포인트) 하락한 4090.75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0.46%(55.18포인트) 내린 1만2025.33을 기록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1.92%), 금융(-1.19%), 자재(-1.11%), 기술(-0.83%)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태 이후 반등하던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다시 하락했다. 팩웨스트 뱅코프는 2.0%,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는 4.4% 각각 하락 마감했다.

스타벅스는 중국 매출 호조에도 9.17% 밀린 103.96달러에 마감했다. AMD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으나 우려 섞인 전망이 잇따르며 9.22% 낙폭을 기록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도 0.92% 하락했다.

반면,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클래스A)는 0.09% 상승 마감했다. 넷플릭스는 0.55% 올랐다. 전기차 업체 루시드(1.93%), 리비안(1.03%), 테슬라(0.19%) 등 전기차 종목도 상승했다.

에너지주 가운데 석유메이저 셰브런 주가는 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2.01%, 엑슨모빌 주가는 1.97% 각각 떨어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Fed 유튜브 갈무리

3대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에 앞서 소폭 상승세를 보이다 향후 기준금리 동결 여지를 열어놓은 비둘기 성향의 성명이 공개된 직후 오름폭을 키웠다.

Fed는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긴축 중단을 시사했다. Fed 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통화정책의 누적적인 긴축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금융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Fed는 지난 3월 FOMC 성명에서 밝힌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할 수 있다고 본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5월 금리 인상을 끝으로 추가 인상을 멈춘 후 긴축 여파를 살피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단호히 선을 긋자 증시도 하락 전환했다. 파월 의장은 "동결에 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열어놨다.

아울러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해소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러한 관측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하자 연내 금리 인하 전환을 기대한 일부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이에 시장이 5월 FOMC 회의에 앞서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렌미드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프라이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Fed는 추가 통화 긴축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내놨다"면서 "그러나 금리인하는 아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Fed가 계속 줄타기를 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전투라는 신뢰성과 연착륙 설계 사이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함을 보여줬다. 민간고용정보업체 ADP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민간 부문 고용은 29만6000건 증가해 전망치인 13만3000건을 크게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레저 및 접객업, 교육 및 의료서비스, 건설업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반면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권 위기로 금융업 일자리는 2만8000개 감소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6으로 최종 집계됐다. 전월의 52.6보다 개선된 수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4월 서비스업(비제조업) PMI는 51.9로 전월(51.2) 수준을 소폭 웃돌았다.

미국의 경기 둔화 내지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세를 이어갔으나 안전자산인 금값은 이틀 연속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3%(3.06달러) 떨어진 68.60달러에 거래를 마쳐 배럴당 70달러 선을 내줬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3월20일 이후 최저가 마감이다.

반면 6월 인도분 금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0.7%(13.70달러) 오른 2037달러에 마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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