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인천 검단 시공현장 붕괴···설계 문제땐 LH도 책임


LH 검단신도시 안단테 현장 붕괴
어린이 놀이터 예정지···공분 더해
설계·시공 등 직접적 원인 '미지수'

주차장 상부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주차장 현장. 이곳은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 중이다. /뉴시스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시공능력 5위의 메이저 건설사인 GS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무너졌다. 해당 현장 상부가 어린이 놀이터로 조성될 예정이었던 데다 타설을 마친 지 10개월이 지났음에도 갑작스럽게 천장이 한꺼번에 붕괴되면서 세간의 공분을 사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검단신도시 일원에 시공 중인 공공분양단지 '안단테 아파트' 지하 1·2층 주차장의 상부 구조물이 지난달 29일 늦은 밤 무너져 내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이 곳은 지하2층~지상 25층 10개동 1600여 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약 68%로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 주관사)이 시공 중이며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무너진 지붕 구조물은 작년 7월 콘크리트 타설 작업 후 내부 마감 공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붕괴 원인을 둘러싼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2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타설 후 1년이 지난 슬라브가 붕괴된 게 납득이 안된다"고 질타하고 "부실시공 가능성을 열어두고 GS건설이 시공하는 모든 현장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현장 점검을 진행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린이 놀이터가 조성될 예정인 위치에서 사고가 발생해 아찔한 생각마저 든다"며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발주처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안전 확보를 위해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를 비롯해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불안감 호소와 함께 '입주 전에 무너져서 천만 다행이다', '대한민국 현장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원가절감 하자고 이렇게까지' 등 온갖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처럼 '전면 재시공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온다.

붕괴된 지하주차장은 수평 기둥인 보(beam)가 없는 '무량판구조'로 시공사인 GS건설의 시공능력이 중요한 공정이다. 다만 건설업계 안팎에선 "일반적으로 무량판구조는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 리모델링 등에 주로 쓰이고 있고, 현대적인 시공 기술에서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으로는 설계 문제와 시공 문제가 동시에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과 전문가 정밀조사가 끝나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구조 설계상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규명된다면 발주청인 LH도 사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공사인 GS건설은 LH가 제시한 '건축 시방서'에 따라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더팩트>에 "검단신도시 붕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시공 문제가 아닌 설계 구조상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일 수도 있어, 정밀 조사 결과가 나와야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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