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 기소에 '화들짝'···재판 앞두고 '안전한 사업장' 알리기 나선 삼표


레미콘 트럭 AI 관제·야간LED 조명 설치
자동살수·안전 보호구 확인 키오스 도입
"오너 기소 주목···사고 예방 압박 클 것"

정도원 삼표 회장(작은사진)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삼표그룹은 최근 안전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정도원 회장과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이 한꺼번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표그룹이 최근 안전 시스템 강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삼표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지난달 자사 레미콘 믹서트럭에 사고 예방용 '인공지능(AI) 영상관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그룹사 차원에선 공장 내 야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태양광 LED 조명' 설치를 마쳤다.

레미콘 믹서트럭용 AI 관제 시스템은 레미콘 트럭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보행자 접촉 위험이 발생하면 신속·정확하게 경보음을 울려 운전자가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최근 레미콘 트럭 사각지대에서 사고가 잇따르는 등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시스템이라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말 삼표 인천 몰탈 공장과 당진·보령 플라이애시 공장 등에 설치된 '태양광 LED 조명'은 공장 내 사고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이는 야간 근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무동과 기계실, 상차장 통로 등의 노면 표시 식별을 돕고 태양광을 이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그룹 총수인 정도원 회장을 비롯해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 등 임직원 6명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룹사 차원에서의 이같은 적극적인 안전 설비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타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과 마찬가지로 시멘트·레미콘 업계에도 환경·안전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다"면서도 "삼표는 지난해 대형 사고 발생 후 오너 기소 등 일련의 이슈들로 인해 안전 사고 예방에 대한 압박감이 배가 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철거 이전 서울 성수동 삼표산업 성수공장으로 레미콘 믹서트럭이 진입하고 있다. /더팩트DB

실제로 삼표그룹은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 직후인 지난해 2월, 안전조직의 신설·확충을 위해 200억 원을 집행했다. 이후 각 부문장과 안전보건경영책임자(CSO), 생산(시공)·유관부서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과 환경안전위원회 등을 정기적으로 소집해 운영 중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 삼표 레미콘 사업부는 믹서트럭의 레미콘 잔유물 세척 과정의 추락사고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레미콘 공장 내 '자동 살수 장치'를 시범 설치했다. 아울러 분체 사업부에선 작업자가 안전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작업할 수 없도록 표시하는 키오스크를 설치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 측은 정 회장 등 경영진 기소와 최근 일련의 안전 시스템 확충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난해 사망사고 발생 이전부터 회사 내부에선 안전 예산 배정과 인력 투입이 많았지만 굳이 노출하지 않았던 부분이 컸다"면서 "이와 달리 최근에는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룹 차원에서는 안전 투자를 계속 늘려갈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뒤인 지난해 1월 29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채석장에서 토사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인부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검찰은 지난 3월말 정도원 회장과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을 각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당초 고용노동부는 이종신 대표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정 회장이 △채석 산업에 30년간 종사한 전문가인 점 △사고현장의 위험성을 사전 인식한 점 △안전보건업무를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실질적·최종적 결정권을 행사한 점 △그룹 핵심사업인 골재채취 관련 주요 사항을 결정해온 점 등으로 미뤄 그를 중대재해법 상의 경영책임자로 판단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1년 2개월여 만에 그룹사 오너가 기소된 사례는 정 회장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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