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방미 동행한 이재현 CJ 회장, 'K식품·문화' 확장 계기 마련


이재현 회장 방미 첫 경제사절단 동행
CJ, '제1전략 국가 미국'…네트워크 구축 중요

이재현 CJ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처음 동행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처음 동행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방미 성과에 재계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는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 회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회장이 동행했지만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손경식·이재현 회장 모두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미를 통해 CJ가 미국시장에서 식품·K콘텐츠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CJ는 식품 생명공학 산업 분야 대표 기업으로 뽑혀 이번 방미 일정에 합류했다. 이재현 회장의 첫 동행은 CJ의 핵심 사업 두 축인 '식품·K콘텐츠'를 미국에서 더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CJ 관계자는 28일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이번 방미에 CJ는 식품 생명공학 분야 대표 기업으로 합류하게 됐다"며 "CJ에게 미국은 '제1전력 국가'로 미국 내에서 K컬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보니 이재현 회장이 이번 일정에 직접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의 이런 결정은 CJ를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고 했던 자신의 투지를 보여준 첫 행보로 볼 수 있다. 이재현 회장은 2017년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2030 World Best CJ'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나아가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는 27일(현지시간) '글로벌 영상콘텐츠리더십 포럼'에도 참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워싱턴DC 미국영화협회(MPA) 건물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 이미경 CJ 부회장도 동행했다. 포럼에는 미국영화협회를 비롯해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NBC유니버설 △소니픽쳐스 △월드디즈니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영상콘텐츠 기업 CEO들과 △CJ △SLL △왓챠 △에이스토리 등 한국 기업 리더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이미경 부회장은 포럼에서 양국의 문화적 연대와 협력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포럼에서 MPA 회장단과 12개 기업 참석자들은 양국 영상 콘텐츠 분야의 인적교류 활성화, 공동제작 확대, 한국 콘텐츠 산업 투자 협력 증대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높은 제작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메이저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국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는 이번 이재현 회장의 방미 이후 미국 내 K콘텐츠와 K푸드 관련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CJ, 미국서 '식품·K콘텐츠' 성과 뚜렷

CJ의 이런 행보는 미국에서 식품·K콘텐츠 부문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이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먼저 CJ는 주력 브랜드 '비비고' 등을 앞세워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식품사업 규모는 5조1811억 원으로 이 중 미국 비중이 4조356억 원에 이른다. 이 외에 CJ푸드빌 뚜레쥬르 미국 법인도 2018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비비고는 '한국 식문화 글로벌 확산'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2011년 출범한 글로벌 한식 대표 브랜드다. 특히 비비고 만두의 경우 2020년 기준 미국 매출이 한국 매출을 뛰어넘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20년 비비고 만두 매출은 총 1조300억 원으로 국내 매출은 3600억 원, 해외 매출은 67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미국 매출이 4200억 원으로 전체 40%를 달성했다.

K콘텐츠도 CJ가 공들여온 사업 분야다. 특히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과 CJ ENM스튜디오스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가장 많은 K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이달 7일 블룸버그는 '글로벌 시청자들을 서울로 끌어들이고 있는 K콘텐츠 열풍을 들여다보다'(Inside the Korean TV Boom That Has Global Streamers Piling Into Seoul)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K콘텐츠 열풍 속 CJ ENM의 역할을 집중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기사에서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통해 서울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수도'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K드라마의 성공은 하룻밤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 CJ ENM의 역할과 비전에 주목했다. 참고로 CJ ENM은 2021년 12월 미국 메이저 종합 미디어그룹 파라마운트(당시 바이아컴CBS)와 전방위적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OTT 티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CJ는 이번 방미에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CJ 관계자는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국가차원에서 이룬 성과를 토대로 투자 또는 사업을 진출하는 등 전략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며 "또 향후 K콘텐츠와 K푸드 관련 사업에 탄력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재현 회장의 첫 방미를 두고 미국 기업과 얼마만큼 네트워크를 쌓고 복귀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CJ가 미국에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제 인사들과 기업 CEO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은 필수다"며 "당장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지만 네트워크 구축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122개사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게 됐는데 이 가운데 이재현 회장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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