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도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번 달 기업 체감경기가 지난달과 같은 수준에서 머물렀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체 산업의 BSI는 전월과 같은 72를 기록했다. BSI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2월에는 보합세를 보인 뒤 3월에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 과 향후 전망을 조사화 해 지수화 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제조업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와 철강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보합세를 보였다"며 "비제조업은 건설업 신규수주 증가에도 일부 업종의 계절적 요인에 따른 매출 부진, 원가 상승 등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한 달 전 대비 업황이 큰 차이가 없다고 봤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전월과 같은 70을, 비제조업의 업황BSI 전월과 같은 74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제품이 글로벌 수요 증가로 인한 화학제품 매출 증가로 8포인트 상승하고, 자동차는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 등을 중심으로 생산, 수출이 증가하면서 6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 및 업황악화 등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3포인트 하락했다. 1차금속은 철강제품 가격 하락으로 전월과 동일한 70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건설공사 진행률 증가 및 토목공사 등의 신규수주 증가로 7포인트 증가했고, 봄철 온화한 날씨로 대면활동 증가, 시설관리·인력파견·행사 등 수요 증가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 등이 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일부 업종의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매출 비수기 및 원가 상승으로 도소매업이 4포인트 줄고, 영화관람객 감소, 광고수요 감소 등으로 정보통신업이 6포인트 하락하면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포인트 하락한 68을 기록해 체감 경기가 다소 나빠졌고, 중소기업은 2포인트 상승한 73을 기록해 체감 경기가 호전됐다. 중소기업은 2022년 8월(73) 이후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각각 1포인트, 4포인트 상승한 64, 77을 기록했다. 내수기업은 2022년 9월(80)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을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2.3포인트 상승한 93.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95.4) 이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0.1로, 한달 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87.2) 이후 2년 5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ESI 순환변동치는 2021년 12월부터 1년 4개월 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