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미국 경기 둔화 우려 큰 폭 하락...브렌트유 3.8%↓

국제유가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3%대 하락했다.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움직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국제유가가 26일(현지시각) 미국 경기후퇴(리세션) 우려 등 영향으로 근 4% 하락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메이저 셰브런과 엑슨모빌 주가는 1.78%, 0.92% 하락했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3.6%(2.73달러) 하락한 배럴당 74.30달러에 마감됐다.이는 지난달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는 이틀간 5.66% 떨어졌다.

같은 시각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3.8%(3.08달러) 내린 배렬당 77.69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3월 말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이상으로 감소했지만 미국 지방은행의 위기가 다시 부상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에 따른 리세션(경기후퇴) 우려가 높아지고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지만 유가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원유재고가 약 510만 배럴 감소한 4억609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5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휘발유 재고는 240만8000 배럴 줄어든 2억2113만6000 배럴을, 난방유 재고는 57만7000 배럴 감소한 1억1151만3000 배럴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70만 배럴 줄고, 난방유 재고는 4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지역 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지난 1분기에 예금이 대규모로 줄었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미국 은행체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전날에 50%가량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30% 이상 떨어졌다. 회사가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다.

Fed는 5월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는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Fawad Razaqzada) 시장 분석가는 "두 원유 계약 모두 OPEC+(플러스)가 감산에 합의한 지난달 초 이후 생긴 가격 차이를 마침내 메꾸었다"면서 "유가는 최근 몇 가지 이유로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데 무엇보다 먼저 리세션 우려와 이에 따른 부진한 수요 전망이 투자자들이 OPEC+ 합의에서 생기는 상향 리스크를 무시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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