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직격탄' 롯데건설, 10대 건설사 중 부채비중 최다


142%→265%, 1년새 3.5조 원 급증
GS건설·SK에코플랜트도 200% 넘어

롯데건설의 작년말 기준 부채 비중이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265%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잠원동 본사. /더팩트 DB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롯데건설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10대 건설사 중 가장 큰 세 자릿수 상승 폭을 기록했다. 부채총액은 1년 만에 3조5400억 원 불어났지만 총자본은 2275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도 200%를 넘어서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1년 만에 부채총액을 2조6000억 원 가량 줄이면서 부채비율을 전년보다 306%포인트(p) 낮췄다.

27일 <더팩트>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시된 10대 건설사들의 연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265%로 전년(142%)보다 123%p 급상승했다.

롯데건설의 총자본은 2021년 2조3979억 원에서 2022년 2조6255억 원으로 9.5%(2276억 원) 늘었다. 하지만 총부채가 3조4129억 원에서 6조9537억 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부채 성격별로 보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비율이 급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 총액은 5조773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21%(3조1610억 원) 늘었다. 또 '비유동부채'는 1조17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5%(3796억 원) 증가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에만 4조4657억 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차입했다. 이는 예년 평균치의 3배에 육박 액수다. 작년 9월 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신청을 선언하면서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가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회사 측은 "레고랜드 사태 후 단기금융시장이 악화됐고 회사가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한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금융시장을 통한 연장이 불가했다"며 "당기(지난해) 중 2조9226억 원의 ABCP채권을 매입했고 채권 매입 재원 확보를 위한 차입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5000억 원) △롯데정밀화학(3000억 원) △롯데홈쇼핑(1000억 원) 등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1조 원 가량을 긴급 차입했다. 다만 올 초 메리츠 금융에 1조5000억 원의 ABCP 매각에 성공하면서 2조10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롯데건설에 이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도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 대형건설사 중 부채 비중이 두드러졌다.

GS건설의 부채 비중은 지난 2017년 322.8%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200~230%대를 오르내리며 업계 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6%다. 특히 유동부채가 8조2054억 원으로, 2년 새 43.2%(2조4766억 원) 급증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일으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지급보증액은 1조1556억 원으로 전년(8525억원)보다 26.2% 늘었다. 여기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단기차입금도 1년 만에 226.4% 급증한 8791억 원으로 늘어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55.96%에 달했다. 다만 이는 전년(572.93%)에 비해 317% 줄어든 수치다.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을 위한 기업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면서 부채비율이 줄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말부터 지난해 2월까지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와 TES 등 환경 관련 업체 10여 곳의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3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26%p), DL이앤씨(-2%p) 등이 업황 침체 속에서도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경기는 지속된 고금리 환경에 따른 주택 수요 위축과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추가 비용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며 "건자재 비용 상승에 대한 에스컬레이션 조항과 공사비 증액 등의 이유로 공사자체가 지연되면서 마진이 더욱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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