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아저씨' 인터뷰<하>] 주가 형성에 배경이 있다?…"리포트만 믿지 마라"


"에코프로비엠, 어닝서프라이즈에도 주가 왜곡 길었다"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금양 서울 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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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배터리 아저씨'를 모른다고?"

30여 년간의 여의도 증권가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경제 멘토로 활동 중인 박순혁 금양 이사는 한국의 배터리 산업에 대해 분석하고 전망하는 전문가다. 대한투자신탁(現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그는 'K-배터리 예찬론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튜브와 방송, 기고 등을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올해 2월 그가 출간한 저서 'K 배터리 레볼루션'은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그가 배터리 아저씨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 데는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가 구축된 영향이 컸다. 박 이사는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여의도 증권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속칭 '지라시'로 불리는 테마 속보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편향되고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며 투자자들을 교란시킨다고 일갈한다.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가 엄선한 배터리 관련 8개의 종목은 어마어마한 상승률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민심을 굳히는 데 일조하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다수의 강의와 인터뷰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박 이사를 지난 20일 오전 찾아 이야기를 나눠봤다. K-배터리의 경쟁력에 대한 그의 신념과 투자 기준,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조언들을 정리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이번 인터뷰 기사가 향방을 점치기 어려운 주식시장 내에서 투자자들이 종목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데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자타공인 '배터리 전도사'로 불리며 업계 안팎으로 국내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을 알리고 있는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는 배터리 관련주에 투자해 실제로 거둔 수익률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에코프로에 투자해 기록한 수익률은 현재까지 617.72%(지난 19일 종가기준)에 달했다.

박 이사는 일반 개인들도 이 같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으나, 여의도 증권가의 편견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가치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고 심각하게 저평가 돼 왔다고 피력했다.

<더팩트>취재진이 최근 급등했던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형성에 대한 견해 묻자 "주가라는 것이 기업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늘어나게 돼있는데,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작년 매출액과 영업익이 250~300% 늘었고, 계속해서 폭발적인 어닝서프라이즈가 있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매도 기관이 일부 온라인 채널과 여타 증권사를 이용해 안 좋은 얘기를 하게끔 해서 불합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면을 보면 작년 7월부터 모 대형 사모펀드에서 에코프로비엠을 공매도를 많이 쳤다고 들었다. 이후에 계속해서 주가가 많이 못 올랐다"며 "저도 과거 펀드매니저였지만 펀드 규모가 클 경우 가격을 어느 정도 억누를 수도 있고 날릴 수도 있다. 시장을 단기간에 왜곡시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고 부연했다.

박 이사는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왜곡돼 주가가 더디게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 왜곡시키는 기간이 길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2월 들어 싱가포르홍콩펀드 쪽에서부터 먼저 공매도 수량을 걷기 시작하며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10만 원대서 20만 원대로 올렸고 여의도 공매도 치는 펀드들이 심기일전해 금액을 대폭 늘려 다시 공매도를 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증권가가 어떤 로직에 의해 돌아간다는 얘기로 들린다"는 취재진 질문에 박 이사는 "원래 여의도 기관들이 공매도를 통해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거기서 (주가가) 더 떨어져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관이 먼저 공매도를 쳐서 주가를 떨어뜨리고 증권사나 일부 증권채널 등을 이용해 그에 대한 논리를 만들고, 그게 시장에서 받아들여져 주가가 더 떨어짐으로써 공매도를 통한 수익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는 개인도 공부해야 한다면서 증권사의 목표주가보다 리포트 안에 있는 자료에 집중하고 스스로 재구성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헌우 기자

박 이사는 애널리스트들에 대해 "자기가 맡은 업종 내에서 다양한 기업들을 분석해 제일 저렴한 주식을 추천해야 하고, 저평가된 종목에 매수 추천을 하는 것이 맞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꼬집었다.

특히 기관의 롱·숏포지션에 따라 기관이 롱을 많이 가진 주식은 '매수'를, 숏을 많이 갖고 있는 종목은 '매도'를 추천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싼 것은 사라고 하고, 싼 주식은 팔라고 말하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박 이사는 "대표적으로 대주전자재료의 경우 IMM PE가 엑시트 해야 하는 상황인데, 대주전자재료 PER(주가수익비율)이 2023년 네이버컨센서스 예상 실적기준으로 180배다.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을 고평가로 보고 비싸다는 이유로 주식을 팔라고 하려면 대주전자재료는 '스트롱셀(강력매도)' 리포트를 내야 하는데, 오히려 사야한다고 매수 의견을 냈다"며 예를 들었다.

아울러 "같은 양극재 기업으로 포스코케미칼은 대체로 증권가에서 매수 의견인데, 2023년 추정실적 PER이 대략 80~90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코프로비엠은 (제가 볼 때는 그 조차 과도하게 낮춰 잡은 밸류에이션이라 보지만) PER이 50~60배로 나오는데 그러나 그것이 비싸다며 '셀(매도) 보고서'를 낸다면, 포스코케미칼은 더욱이 '스트롱셀'의견을 내야 하는데 증권가는 'BUY(매수)'를 추천하고, 그보다 PER이 낮은 에코프로비엠은 매도를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여러 이해관계 등에 얽힌 이유 등으로 리포트나 증권가의 판단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투자에 있어 어떤 자세를 취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박 이사는 "개인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021, 2022년에 투자를 시작한 분들이 쉽게 돈을 벌었다"며 "증권사 리포트에서 제일 의미 없는 것이 목표주가, 투자의견인데 목표주가 대비 못 번다고 따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보다 리포트 안에 있는 자료에 집중하고 스스로 재구성해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포트도 비판적인 읽기가 필요하며 그런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10년 주기로 꼭 투자해야하는 투자 대상들이 생기는데, 그게 마침 배터리 산업이며 특히 한국 배터리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벌 기회가 주어져 있다. 직접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이 투자자의 몫이니 책이나 유튜브로 공부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투자해 부자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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