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성 기자] 종합식품업체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올해 제로슈거(무설탕) 제품의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헬시 플레저'(건강을 즐겁게 관리) 트렌트가 확산, 제로슈거 제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측의 설명은 간단하다. 식·음료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다.
2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올해 제로슈거 제품의 매출 목표치를 500억 원으로 설정했다. 달마다 약 41억6000만 원을 제로슈거 제품으로 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롯데웰푸드의 매출 목표치를 놓고 업계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MZ세대를 비롯해 당 섭취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제로슈거 제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예상보다 낮은 목표치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5월 론칭한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는 출시 6개월 만에 3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1년 치로 가정한다면 한 달에 5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흐름이다.
롯데웰푸드가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 측은 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해 매출 목표치를 조심스럽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제로슈거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는 건 사실이다. 지난해 '제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신제품 효과를 크게 봤다"면서도 "다만 식·음료 시장은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이러한 변동성 때문에 매출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매출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더라도 내부적으론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슈거 열풍'에 발맞춰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5월 과자류인 제로 초콜릿칩쿠키, 제로 후르츠 젤리, 제로 카카오 케이크, 빙과류인 제로 아이스콜라, 제로 아이스초코바 등 5종을 출시했고, 같은 해 10월 제로 초코볼을 추가로 내놨다. 올해는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 등 빙과류 3종을 더 출시해 현재 9종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매출 목표 500억 원도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회사는 제로슈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웰푸드는 '제로슈거'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제품 1종 출시를 위한 연구 기간은 약 1년이다. 대체감미료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설탕 제품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한 부분을 중점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로슈거' 제품 개발자는 "맛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익을 극대화하고 신제품 개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단종'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 취재 결과 '제로' 브랜드 빙과류 '제로 아이스콜라'가 다른 제품군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 않아 최근 생산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로 아이스콜라'는 시중에 유통되는 재고 판매가 끝나면 더 이상 구매할 수 없다. 롯데웰푸드는 단종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당분간 8종의 라인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제과류나 빙과류의 신제품은 시장이 워낙 넓다 보니 성공하기 어렵다. '제로 아이스콜라' 단종이 기존 제로슈거 제품과 앞으로의 라인업 확장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며 "수요가 낮은 제품들은 과감하게 단종하고, 새로운 제품 개발 역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