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웹툰이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인 '페이지 프로핏 쉐어(페이지 이익 공유, PPS)' 프로그램이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PPS 프로그램은 10년 만에 연간 규모 2조 원을 넘겼다. 네이버웹툰은 PPS 프로그램을 개편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거래액 1억 원을 넘기는 작품을 2000편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웹툰은 25일 PPS 프로그램 1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공개하는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준구 대표는 웹툰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해온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과 및 앞으로의 계획을 공개했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3월 △콘텐츠 유료 판매 수익 △광고 수익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수익을 중심으로 하는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 'PPS 프로그램'을 정식 연재 작가들에게 공개한 뒤 같은 해 4월부터 본격 적용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13년 시작 당시 약 232억 원이었던 PPS 프로그램 연간 규모는 지난해 약 2조555억 원으로 10년 간 2조 원 이상 성장했다"며 "고료가 창작자의 거의 유일한 수익이던 10년 전에 창작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PPS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웹툰을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연간 거래액 1억 원을 넘긴 작품 숫자는 비약적으로 늘었다. 2013년 단 1편에 불과했던 연 거래액 1억 원 이상 작품 숫자는 지난해 904편으로 늘었다.거래액 10억 원을 넘긴 작품은 136편, 100억 원을 넘긴 작품도 5편이나 등장했다. 통상 거래액 1억 원을 달성할 경우, 약 6000~7000만 원 정도가 작가에게 돌아간다.
웹툰 이용자 저변도 확대됐다. 지난해 조회수 5억 회를 넘긴 작품은 108편, 10억 회를 넘긴 작품은 40편에 달한다.
김 대표는 "인구 5000만 명을 보유한 한국에서 나온 콘텐츠가 10억 회 이상씩 소비되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숫자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작가들이 좋은 콘텐츠를 연재한 것도 있지만, 동시에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퍼블리싱하는 플랫폼의 위상을 갖췄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에 '입시명문 정글고', '하이브', '비질란테' 등의 작품을 연재한 김규삼 작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의 창작 생태계는 다른 콘텐츠 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플랫폼과 창작자가 상생하는 선순환 시스템이다"며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웹툰 산업의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웹툰 작가에 대한 인식이나 창작 환경이 엄청나게 개선되었다는 것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한국을 넘어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국가 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 간 운영해 온 PPS 시스템을 '파트너스 프로핏 쉐어(PPS)' 시스템으로 개편한다는 목표다. 새로운 PPS 프로그램은 단순히 네이버웹툰 페이지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작가와 나누는 것을 넘어, 웹툰 IP를 활용한 부가 수익 창출에도 기여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웹툰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도 커질 것"이라며 "네이버웹툰은 작가들의 IP가 더욱 큰 비즈니스 기회를 만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며, 그 의지를 담아 브랜드 명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PPS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거래액 1억 원 이상의 작품을 2000편으로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단기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월 평균 500만 원의 IP 비즈니스 매출을 발생시키는 작품을 연간 50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김 대표는 웹툰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타 IP와 비교되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툰은 IP뿐만 아니라 팬덤과 데이터 등이 결합된 원천 콘텐츠라는 점이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다"며 "IP 그 자체도 대단하지만 그 IP를 소비하는 타겟 이용자와 그들의 관심과 몰입도가 어떤지에 대한 데이터가 함께 패키징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PPS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웹툰 위드'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요 작가 발굴 통로인 '도전만화'와 '베스트도전' 등 아마추어 연재 공간 지원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앞서 밝힌 PPS가 프로 작가를 위한 것이라면, 그 시장은 결국 아마추어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네어버웹툰은 올해부터 아마추어 창작자를 위한 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웹툰위드의 일환으로 도전만화 · 베스트 도전 창작자 전용 시스템 '크리에이터스'를 오픈해 점진적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2일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독자 반응을 살피고 창작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작품 통계' 기능과 '회차 예약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19일에는 악성 댓글로부터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댓글 관리' 기능을 오픈했다. 아마추어 창작자 대상 수익 창출 기능도 연내 도입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웹툰 생태계가 글로벌로 확대되고 독자 저변이 커졌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창작자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웹툰은 최근 불법 온라인 스트리밍 공유 사이트 '누누티비' 폐쇄 사례로 주목 받고 있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노력도 공유했다. 네이버웹툰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툰레이더' 등을 활용해 웹툰 불법 캡처 이미지를 추적하고, 사전 조치를 통해 이를 차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불법 콘텐츠와의 전쟁에서 가장 근본적인 부분은 업로드를 막는 것"이라며 "이는 또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불법 사이트와 관련해 다양한 규제 기관이나 정부 기관이 협력해 계속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웹툰이 단순히 한국의 콘텐츠를 넘어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정말 관심을 갖고 보는 유의미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종주국인 한국에서 이 산업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부에서도 계속 관심을 갖고 불법 사이트 대응에 도움을 주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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