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익 상장사 첫 1위 기록…삼성전자 제쳤다


매출·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7%· 86.3% 확대
판매 증가,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수익성 개선
배당 등 주주환원책 강화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영업이익 3조5927억 원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을 통해 현대차는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상장사 영업익 1위에 등극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에만 3조592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삼성전자 등을 앞질러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실시하고, 2023년 1분기 실적이 IFRS 연결 기준 매출 37조7787억 원(자동차 30조6464억 원, 금융·기타 7조1323억 원), 영업이익 3조592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영업익 추정치(컨센서스)인 2조9000억 원을 20% 웃도는 실적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치고 현대차가 사상 처음으로 상장사 가운데 영업익 1위 기업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익이 6000억 원에 그쳤다.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1조4974억 원, 포스코홀딩스는 7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해운업황 호조로 재미를 본 HMM 역시 1분기 영업익 전망치가 약 7300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며, 2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것이다.

현대차의 2023년 1분기 판매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기타 부품의 수급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판매대수 증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매출액 증가에 대해 현대차는 판매 확대,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매출액이 늘었다. 2023년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원가율이 낮아지면서 영업이익 개선세가 확대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낮아진 79.6%를 나타냈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판매 관리비는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으나,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낮아진 10.9%를 기록했다. 이로인해, 영업이익률 역시 2013년 3분기(9.7%) 이후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인 9.5%를 보였다.

차량 판매 기록을 보면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171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2%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19만1047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본격 판매되고 SUV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인 결과다.

해외 시장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함께 아이오닉 6의 글로벌 본격 판매 등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10.7% 늘어난 83만665대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나,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아 향후 견조한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경영실적 발표와 함께 적극적이고 투명한 주주환원 정책 확립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신규 배당 정책 수립·분기 배당 실시 발표, 단계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주요 골자다.

새로운 배당 정책은 배당 기준이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됐고, 배당 성향은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으로 설정됐다. 현대차는 신규 배당 정책을 통해 배당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가시성을 강화했다.

배당 주기는 기존 연 2회(반기)에서 연 4차례(분기)로 확대했다. 현대차는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동시에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향후 3년에 걸쳐 보유 중인 자사주를 매년 1%씩 소각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수립하고,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기업가치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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