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약화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3원 하락한 1331.5원으로 출발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37.1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이후 재차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가 원화 약세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무역적자는 달러 유출을 의미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다.
관세청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65억 84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절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상반기가 지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무역수지 적자 폭이 크다는 의미다. 4월 1~20일 수출액과 무역수지 양상을 볼 때도 수출 '마이너스'와 무역적자 행진을 또 이어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또한 통상 4월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달러로 바꿔 본국으로 송금(배당 역송금)하는 시기라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유은혜 한국은행 국제금융연구팀 조사역은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 변동성과 변화율의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우리 원화의 환율 변동성과 변화율이 다른 통화에 비해 기조적으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원화의 환율 변동성이 다른 동아시아국 통화보다는 큰 편인데, 이는 원화가 근본적으로 대외충격에 취약하다기보다는 우리 금융·외환시장의 개방도와 성숙도가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 조사역은 "최근 원화의 변화율이 상대적으로 확대된 데에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과 함께 무역수지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권민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무역수지 적자는 1월 정점을 기록한 뒤 2개월 연속 축소되고 있다. 과거 무역수지 적자가 바닥을 다진 후의 환율은 금융위기 사례를 제외하면 대체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 시즌 이후의 경상수급은 추가로 악화되기보다는 호전될 전망"이라며 "다만 중국의 경기 회복이 서비스부문에 집중되어 한국의 대중 수출 개선폭이 미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단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비관적인 수출경기 전망 탓에 원화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 부진이 우려된다"며 "환율이 1350원 저항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 환율 구간은 1290원에서 1350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