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에게 198억 원 자문료 받은 민유성 "수중에 돈 한 푼 없다"


민유성 측, 불법자문 혐의 부인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변호사 자격 없이 불법 자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측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나무코프 회장)이 수중에 돈 한 푼이 없고 회사는 적자라고 주장했다. 민유성 전 은행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나무코프 계좌로 200억 원가량 거액의 자문료를 수수했다.

민유성 전 은행장의 법률 대리인은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민유성)은 우리금융지주 재무총괄 부회장, 한국산업은행 은행장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로 법률 자문 능력이 없다"며 "신동주는 변호사들을 따로 선임해 법률 자문을 받았다"면서 민 전 은행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유성 전 은행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변호사들과 텔레그램(메신저)을 통해 법률 내용을 공유했지만, 이는 언론대응을 위함이었고 의사결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유성 전 은행장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받은 수백억 원의 수임료에 대해 각종 용역비로 지출로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신동주를 위한 통역비, 회계업무, 나무코프 자체 법률 비용 등의 지출로 수임료 대부분을 사용했다"며 "신동주를 자문했던 2년간 수익은 24억 원이고 계약 해지 이후에는 직원들 월급 등 비용 지출로 현재는 적자인 상태"이라고 주장했다.

민유성 전 은행장 법률 대리인이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에는 "피고인(민유성) 수중에 돈 한 푼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변호인단은 신동주 전 부회장 자문을 통해 얻은 수익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민유성 전 은행장이 그 당시 회사로부터 받았던 급여는 공개하지 않았다.

민유성 전 은행장은 신동주(사진)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나무코프 계좌로 198억 원의 자문료를 수수했다. /더팩트 DB

민유성 전 은행장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자문을 맡았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나무코프의 매출은 132억 원, 영업이익은 67억 원을 기록했다. 자문 계약이 종료된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6억 원, 2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나무코프는 기업 컨설팅 자문용역, 인수·합병, 조합자금관리, 운용·투자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민유성 전 은행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지분 2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민유성 전 은행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나무코프는 2003년 설립됐으며 민유성 전 은행장이 지분 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편 민유성 전 은행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때 변호사 자격이 없음에도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198억 원의 자문료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민유성 전 은행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해 그룹의 형사·행정사건의 계획을 수립하고 변호사 선정과 각종 소송 업무 총괄과 증거자료 수집 등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민유성 전 은행장이 법률 자문을 한 대가로 나무코프 계좌로 198억 원의 자문료를 수수하며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재판은 민유성 전 은행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자문 계약 해지됐다며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1심은 민유성 전 은행장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는 그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자문 계약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jangbm@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