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전셋값 하락으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의 순수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1471건 가운데 804건(55%)이 종전 거래보다 금액이 내려간 '하락 거래'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 가격을 비교했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았던 은평구와 강남구, 서초구는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대체재인 빌라 전셋값까지 떨어져 하락 거래 비중이 컸다. 은평구는 전세 거래 81건 중 54건이 하락 거래(67%)였고, 강남구는 55건 중 34건(62%), 서초구 72건 중 43건(60%)이 하락 거래로 집계됐다.
도봉구(24건 중 하락 거래 16건·67%)와 양천구(60건 중 하락 거래 38건·63%)에서는 주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구축 빌라를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이른바 '빌라왕' 등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강서구는 1분기 전세 거래 153건 중 94건(61%)이 하락 거래였다.
시장에서는 전셋값 급락에 따른 역전세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 등으로 빌라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역전세가 확산할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미반환에 따른 임차인과 임대인 간 갈등과 전세 보증사고 등이 늘어날 수 있어 역전세 우려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