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존재감 뽐낸 K-건설···디자인 수상작 봤더니


친환경·개성 살린 디자인 높은 점수
코오롱G · 호반건설 등 중견사 약진
"공산품 이어 건설도 디자인 최우선"

iF 디자인 어워즈 2023에서 본상을 받은 국내 건설사 출품작.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래미안 유니버스(삼성물산), 푸르지오 에디션 전시관(대우건설), 그린바이그루브(롯데건설), 현대 계동사옥 대강당(현대엔지니어링). /각사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세계적인 디자인 시상식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인상적인 디자인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수요층이 두터워지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심미적 요소 강화에 나선 결과다. 특히 친환경성과 개성을 겸비한 설계와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서울 래미안갤러리에 선보인 '래미안 유니버스'가 인정받아서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레드 닷 어워드',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꼽힌다.

이번에 수상한 래미안 유니버스는 래미안(來美安)이 추구하는 주거 본연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와 이희진 쏘노리 대표가 협업했다. 다채로운 컬러와 개성 있는 마감재로 독특한 주거 공간을 강조했다.

대우건설 역시 '푸르지오 에디션 전시관 2023'으로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았다. 푸르지오의 브랜드 철학인 '내츄럴 노빌리티(본연이 지닌 고귀함)'를 투영한 '그리너리스튜디오(커뮤니티)'와 '워터아일랜드(조경)'가 높게 평가됐다.

롯데건설은 자사 조경브랜드 '그린바이그루브'로 iF 어워드 본상에 올랐다. 휴식과 치유라는 조경의 근본적인 기능에 입주민의 일상 속 리듬을 더하는 시도가 차별성과 영향력으로 이어져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iF 어워드 오피스 부문에서 본상에 올랐다. 공간의 유연성과 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계동 현대사옥 대강당 시설을 출품했는데 '지속가능한 멀티공간' 요소를 갖춘 사무 디자인으로 인정 받았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에피소드 수유 838(SK디앤디), 하늘채 갤러리 외관(코오롱글로벌), 호반 홍보 브로슈어(호반건설), 브라이튼 한남 갤러리(신영). /각사

SK디앤디의 '에피소드 수유 838'은 인테리어 건축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지속가능성을 살려 가구 소품의 80% 가량을 재활용 소재로 적용해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주방과 거실 등 공유 공간은 자연 본래의 색상과 마감재를 적용해 편안함을 극대화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냈다.

디자인에 힘을 싣는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코오롱글로벌이 출품한 '하늘채 갤러리'는 인테리어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체험형 주택 전시관인 이 곳은 회사가 추구하는 주거 공간의 가치가 잘 투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디자인 차별성과 영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일부 마감재는 재활용 방식을 적용해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호반건설은 플럭시티와 함께 출품한 건설 관리 솔루션 '쉐어드 세이프티'로 iF 어워드에서 사용자 경험(UX) 부문 금상과 서비스 디자인 부문 본상을 각각 받았다. 또 자사 사옥 이미지를 렌티큘러(볼록렌즈) 방식으로 강조한 기업 홍보 브로슈어도 본상에 올랐다.

신영 '브라이튼'은 인테리어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다. 주거 부문 수상작인 '브라이튼 N40'은 지난해 서울 논현동에 공급한 고급 주거 단지다. 고유의 지형과 특색을 살리고 안락함을 강조했다. 쇼룸 부문에 오른 '브라이튼 한남 갤러리'는 고급 주거 공간과 기능을 예술 작품과 함께 적용한 갤러리형 견본주택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아파트와 빌딩 등 일반 건축물에도 핸드폰·TV 등 전자제품과 같이 '디자인 최우선 주의'가 확대 적용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더팩트>에 "바야흐로 디자인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반 건축물에도 심미적인 요소가 강조되고 있다"면서 "애플과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새 제품의 기획단계에서 디자인을 최우선시 하는 것처럼 최근에는 아파트와 빌딩 내외부 디자인이 해당 건축물의 가치 판단과 수요로 직결되고 있고 건설사들은 이 부분을 갈수록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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