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성보험 경쟁…역마진 늪 빠질라 '우려'


초회료 17조4877억 원, 전년 대비 217.5% 증가
시장금리 변동 시 역마진 우려 목소리도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17조 48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5% 증가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최근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채널을 통한 저축성 보험 판매에 적극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추후 시장금리 변동 시 고금리 저축성 보험 판매에 대한 역마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채널에 대한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역마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17조48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5% 증가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제휴와 업무 협력을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로,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을 결합한 말이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다른 금융 부문의 판매채널을 이용해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이러한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급증에 대해 생보업계는 지난해 고금리에 고객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저축성 보험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의 경우 상품의 선호보다도 시장 금리 상황에 따라 고객의 수요가 바뀌는 상품"이라며 "지난해 금리가 급상승하는 상황 속에 저축보험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고객들이 돈을 옮겨두는 경향이 있었고 일시납의 많은 금액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생보사들이 지난해 고금리 저축보험을 잇달 판매한 것도 방카슈랑스 판매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생명이 연 5.7%, 교보생명 5.8%, 푸본현대생명 5.9%, KDB생명 5.95%, 동양생명 5.95% 등 6% 금리에 가까운 저축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같은 기간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한화생명이 3조8557억6800만 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동양생명 3조5809억800만 원, 교보생명 2조3325억700만 원, 삼성생명 1조7021억5900만 원, 푸본현대생명 1조3095억94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험사가 퇴직연금, 저축성보험 만기에 따른 현금확보를 위해 방카슈랑스 판매에 집중하면서 업계 내에서는 올해도 방카슈랑스 채널의 보험료 수익 쏠림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보험권의 자본성증권 조기·만기상환 규모는 4조 원대에 이르고, 올해 만기가 도래한 저축보험금 역시 약 12조 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23곳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17%로, 전년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다.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추후 시장금리 변동을 감안 시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향후 시장금리 하락 시 투자손익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 23곳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17%로, 전년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다. 5%대 금리 저축보험 상품이 이들 운용자산이익률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인 것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은 생보사의 수익성 지표와도 같다. 보험상품의 이자가 자산을 운용한 보험사 수익률보다 낮으면 약속한 이자만큼 투자 이익을 보전하지 못하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생보사들은 역마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일부 생보사들의 고금리 저축성 보험 판매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에 대한 확대는 보험사들이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금리가 다양하고 저축성 보험만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했을 때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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