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승진 기자]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게이머들의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들은 공연장을 나서면서 "추억과 감성, 향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기다림과 기대가 아깝지 않았다"며 쉽사리 가시지 않는 감동을 전했다. 예술의전당을 가득 메운 게이머들의 환호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배경은 이렇다. 넥슨은 이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테일즈위버' 출시 20주년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은 2191석에 달하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 좌석을 꽉 채운 가운데 열렸다. 안두현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고 60인조 편성 풀 오케스트라인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엄선한 27곡을 100분간 연주했다.
공연 시작과 동시에 '테일즈위버' 명곡들이 오케스트라의 웅장하면서 입체적인 사운드로 울려 퍼졌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게임 영상이 동시에 상영됐다.
커튼콜이 끝나자 게이머들은 앙코르를 요청했다. 달아오른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 듯 안두현 지휘자가 앙코르를 약속했다. 넥슨 게임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한 단독 공연 가운데 첫 앙코르 발표였다. 지난해 3월 열렸던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공연 경우 3회 차를 마치고 전국투어를 추가했지만 앙코르로 특정되지는 않았다.
사실 '테일즈위버'는 요즘 인기 절정에 오른 게임은 아니다. '피파온라인4',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여타 넥슨 게임과 달리 현재 PC온라인게임 톱10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 게임에 사용됐던 음악은 세월을 뛰어넘어 계속 회자되고 있다. 유튜브만 봐도 수많은 영상이 있다. 게임음악의 감동과 여운이 상당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이번 공연은 연주뿐 아니라 관객도 눈길을 끌었다. 여성 관객 위주였던 기존 클래식 공연과 달리 남성 관객이 61% 이상이었고 20대 예매율은 45%를 넘어섰다. 20년 전인 2003년 출시된 게임 치곤 꽤 젊은 호응이다. 넥슨 관계자는 "곡들이 워낙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아 20대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6월 넥슨에서 출시된 '테일즈위버'는 원작 소설 '룬의 아이들'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와 오리지널사운드트랙으로 인기를 끈 PC온라인 역할수행게임이다. 대표곡 'Second Run', 'Reminiscence' 등은 국내 게임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명곡이자 시대를 뛰어넘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