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광양시가 포스코홀딩스의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이전을 요구하면서 포스코홀딩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양시는 지난달 말 입장문을 내고 "광양시에 포스코퓨처엠이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양시는 "포스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포항으로 이전하면 포스코 본사와 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 3개 핵심 기관이 포항에 자리잡게 된다"며 "세계 최대 제철소로 성장하는 과정에 적극 협조하고 불편을 감내해 온 광양 시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소외감과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광양지역 시민단체인 광양참여연대도 최근 성명을 내고 "스코퓨처엠 본사의 광양 이전과 신사업 투자 및 연구 인프라 확대, 광양에 계약 전담부서 신설, 광양지역 상생 협력 등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양시는 전남도와 시민단체 등과 함께 포스코와 '광양지역상생협력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논의를 진행했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시 측 요구안은 △포스코퓨처엠 본사 광양 이전 추진 △이차전지와 수소 등 신사업 투자 및 연구 인프라 확대·관련 사업 신규법인 광양 설립 △양제철소 계약전담 부서 신설 및 광양제철소 사업의 광양 계약 △포스코와 지역의 적극적인 상생협력 등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핵심 계열사다. 포스코캐미칼은 지난해 매출 3조 원을 돌파했으며 배터리 소재 매출 비중이 처음 50%를 넘어섰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주소지를 포항으로 이전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광양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포항시의 요구는 들어주면서 왜 광양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실제 광양시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더불어 포스코퓨처엠이 연산 9만톤 규모의 양극재공장을 구축했다. 전구체 생산라인 증설과 같은 추가 투자계획도 광양에 집중된 상태다.
재계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쉽사리 결정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포항으로의 본사 이전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은데다, 아직 서울 일부 인원 잔류 등의 문제로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광양으로의 이전 얘기가 불거지면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이전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계열사 지방 이전을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포항시와의 협의가 마무리된 이후 광양시와 진전이 있을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광양시가 포스코퓨처엠의 본사 이전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다"며 "포스코홀딩스가 여러모로 지역상생을 위해 애를 쓰고 있으며, 상생협력협의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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