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1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은행보다 1000배 넘는 수준에 달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PF 대출 관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 증권사 35곳의 대출액은 4조5000억 원, 연체율은 10.3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은행의 PF 연체율(0.01%)보다 1038배 많은 수준이다. 증권사별 연체율은 비공개 됐다.
증권사 PF 연체율은 부동산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던 2019년 말 1.3% 수준이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며 2020년 말 3.37%가 됐고, 2021년 말에는 3.71%로 커졌다.
연체율 급등은 고수익을 노리고 PF에 뛰어들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연체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체 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은 129조9000억 원이었다. 이는 2021년 말(112조6000억 원)에서 1년 새 17조3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연체율도 0.37%에서 1.19%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체율은 증권사(10.38%), 여신전문(2.20%), 저축은행(2.05%), 보험(0.60%), 상호금융(0.09%), 은행(0.0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발간된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696조600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3%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의 125.9%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일 "한국의 PF 대출은 자금 구조가 취약하고 만기 불일치도 상당하다"며 "한국 PF 대출 연체율이 정점에서 더 오를 가능성은 적으나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역풍이 계속되고 있어 위험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연체율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과욕이 만든 참사다"며 "금융권 전체의 연쇄 부실, 심할 경우 고객 자산까지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금융위·금감원은 유동성 지원 대책을 재점검 하고 일부 증권사의 모럴해저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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