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업계의 업황 개선으로 올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원가와 인력 수급 문제가 이들 기업의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건비와 강재가격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원가가 상승한다면 수주 호황에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외국인력으로 급한 불을 끈 인력수급 문제도 관리가 소홀할 경우 공정 지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LNG운반선, 친환경 선박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의 조선시황전문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운반선의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2억4800만 달러, 2월 2억5000만 달러, 3월 LNG운반선 2억5400만 달러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선주와 6745억 원 규모의 LNG선 2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만 25억 달러(약 3조2800억 원)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1척당 2억5600만 달러의 LNG운반선 2척의 수주계약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수주 실적은 목표의 11.5%에 해당하는 8억 달러로 집계됐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는 과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저가 수주를 했던 물량을 털어내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체절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적자 프로젝트에 대해 설정한 '공사손실충당부채' 규모를 살펴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말 9490억 원에서 2022년말 9354억 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우조선해양도 같은기간 공사손실충당부채가 1조5080억 원에서 1조3385억 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공사손실충당부채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지난해까지 저가 수주 물량이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고선가 물량 건조 비중이 높아지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흑자 전환의 걸림돌로 원가 상승과 인력 수급이 꼽힌다. 아직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면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결국 선박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에 사용되는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은 지난 2020년 톤당 62만 원 선에서 지난해 115만 원까지 두배 가까이 치솟았다. 올해도 철강사와 조선사들은 110만 원선에서 가격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은 선박 원가에서 약 20~30%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이 조금만 변동이 생겨도 수익성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는 점도 원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직고용이 아니라 협력사에 지급하는 외주 단가도 10% 안팎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수급 문제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애로 해소방안'을 추진하며 비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 지원으로 인력 수급의 '급한불'은 껐지만,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많아도 건조물량에 대응하려면 적시에 충분한 인력 확보를 통해 공정이 안정화돼야 하는데, 아직 숙련공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외국인 인력을 포함해 조선소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해야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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