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배당 전쟁'이 구지은 부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오너일가 간 배당금을 두고 격돌이 전망됐지만 '캐스팅보터'로 꼽혔던 장녀 구미현 씨가 본인이 제안한 배당안 456억 원을 포기하고 막내 여동생의 손을 들어줘서다. 또 차녀 구명진 씨도 회사 측이 제안한 배당안에 찬성하며 완승에 힘을 보탰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는 결국 무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워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금 2966억 원을 요구했지만 세자매가 약 60%에 이르는 지분율을 앞세워 회사 측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재 오너일가 지분율을 보면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38.56%, 삼녀인 구지은 부회장은 20.67%, 차녀 구명진 씨와 장녀 구미현 씨는 각각 19.60%, 19.28%로 세자매의 지분율을 합치면 59.55%에 이른다.
아워홈은 4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배당금 30억 원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아워홈 본사는 경영권 분쟁 등 이슈를 의식한 탓인지 철저한 보안 속에 출입이 이루어졌다. 정문에 위치한 보안직원이 출근하는 아워홈 직원들을 세워 일일이 출입증을 확인하고 취재진에게는 방문 목적을 물어보는 등 출입을 통제했다.
주총 시작 전 본사 앞에서는 아워홈 노동조합원 20여 명이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배당금 전쟁 속 죽어가는 노동자들', '고용불안 조장하는 오너일가 OUT', '양심없는 오너 막장 배당요구 OUT' 등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날 장덕우 아워홈 노동조합 위원장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너일가의 고배당 요구는 막장 배당이라고 생각한다.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금액을 가져가겠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막장 배당이 통과되는 계속해서 투쟁하며 끝까지 문제를 삼겠다"고 강조했다.
오전 9시 30분이 되자 노동조합원들은 일제히 "구본성 구미현 오너는 막장 배당 요구를 당장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외침은 주주총회가 끝난 오전 11시가 돼서야 마무리 됐다. 이들은 회사 측이 제안한 배당금 30억 원이 가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결정으로 아워홈은 지난해 순이익 250억 원 중 일부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구지은 부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들은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