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기업들의 재고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75조 원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 한파를 겪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재고가 크게 늘었다.
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비교 가능한 212개 기업들의 재고 자산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말 135조3015억 원이었던 재고 자산이 지난해 말 175조5167억 원으로 40조2152억 원 증가했다. 29.7% 늘어난 수치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3분기 재고가 177조215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재고의 범위는 상품, 제품, 반제품, 재공품 재고 자산을 포함했으며 원재료 등의 재고는 포함하지 않았다.
상품 재고는 2021년 말 21조6328억 원에서 지난해 말 23조4934억 원으로 8.6% 증가한 반면 제품·반제품 재고는 113조6687억 원에서 152조232억 원으로 33.7%가 증가해 20%포인트 이상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IT 전기전자 업종이 같은 기간 47조2859억 원에서 66조7477억 원으로 19조4617억 원(41.2%) 증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이 재고 증가 금액 대부분인 18조1749억 원으로 9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말 25조7542억 원이었던 재고가 지난해 말 36조1097억 원으로 40.2%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재고 36조7204억 원보다는 다소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7조916억 원이던 재고가 12조9362억 원으로 5조8421억 원(82.4%)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고가 2조4278억 원에서 4조4051억 원으로 1조9773억 원 늘었다.
반대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재고가 각각 5조3992억 원, 8222억 원으로 2021년 말 대비 4.7%, 30.3% 감소했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2021년 말 22조5475억 원에서 지난해 말 8조1524억 원 늘어난 30조6999억 원으로 36.2% 증가했다. LG화학이 2021년 말 대비 2조5348억 원(54.3%) 증가한 7조2031억 원의 재고를 신고하며 가장 많은 금액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1조9284억 원(64.6%)의 재고 금액이 증가한 5조6085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자동차 재고 증가 폭은 20.3%에 그쳤다. 2021년 말 18조3135억 원에서 지난해 말 22조389억 원으로 3조7254억 원 증가했다. 현대차가 6조7579억 원에서 8조5902억 원으로 1조8323억 원(27.1%) 늘었고, 기아차는 5조668억 원에서 6조3845억 원으로 1조3177억 원(26%) 증가했다.
가장 높은 재고 증가세를 보인 업종은 식음료로, 조사 대상 22개 기업 중 오리온을 제외한 21개 기업의 재고가 증가했다. 2021년 말 4조1924억 원에서 46.7% 증가해 지난해 말 6조1508억 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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