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근 미국 고속도로 한복판을 주행하던 기아 '쏘울' 차량의 사고 영상이 공개되면서 북미 지역에서 발생했던 현대자동차(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완성차 브랜드 차량의 사고가 재조명되고 있다. 3m 이상 튀어 오르거나 수십여m 협곡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급정거한 전방차량과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에도 운전자가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안전 기술력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2일 완성차 업계와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채스워스 고속도로에서 기아 쏘울 차량이 3m 이상 튀어 오르며 전복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은 뒤따라 달리던 테슬라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가 화제를 모은 것은 운전자의 상태 때문이다. 차량이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바닥으로 떨어진 후에도 반 바퀴를 더 구를 만큼 큰 사고였지만, 운전자는 가벼운 부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내 완성차 브랜드 차량 가운데 사고 규모에 비해 운전자가 경미한 부상만 입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고성능 모델 '아반떼N' 역시 90m 협곡 아래로 차량이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탑승자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클로에 필즈와 크리스티안 젤라다 커플은 아반떼N을 타고 캘리포니아주 LA 엔젤레스 내셔널 국유림을 지나다 자갈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90m 협곡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당시 사고고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손됐지만, 두 사람은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필즈는 사고 이후 트위터를 통해 "현대 아반떼N은 정말 훌륭한 자동차"라며 "300피트 아래 떨어져서도 나는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기아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선택한 글로벌 스포츠 스타들도 큰 부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활약하는 체코 출신 야르오미르 야그르는 지난해 5월 기아 전용 전기차 'EV6'로 시내 도로를 주행하던 과정에서 트램과 충돌했다.
트램이 달리는 레일 위에 갑자기 멈춰서면서 야그르가 타고 있던 차량의 왼쪽 측면을 그대로 들이받았지만, 그는 한쪽 손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심지어 사고 직후 파손된 차량을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2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사고 소식 역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타이거 우주는 제네시스 'GV80'을 타고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도로를 달리다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우즈가 타고 있던 GV80 차량은 여러 차례 구른 데 이어 중앙분리대와 나무를 잇달아 들이받고, 공중으로 튀어 오를 만큼 큰 사고를 당했다. 특히,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차량의 전면부와 후면부가 크게 파손된 사진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안겼지만, 우즈는 양쪽 다리에만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데이비드 하키 회장은 "타이거 우즈를 살린 것은 제네시스 GV80에 장착된 에어백이었다"며 "10개의 안전 표준 이상의 에어백과 운전자 신체를 고정해 충격을 완화하는 무릎 에어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는 IIHS가 발표한 충돌평가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비롯해 전기차 모델의 선전으로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글로벌 자동차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23개 차종이 우수 안전차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에도 현대차그룹은 IIHS가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현대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 제니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등급을,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가 톱 세이프티 픽(TSP)' 등급에 선정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IIHS는 매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전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측면 충돌과 보행자 충돌 방지 평가 기준을 높이고 헤드램프 평가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최고 수준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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