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약세 이어질 것"…연내 수도권 12만 가구 입주 예정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전세 시장이 한동안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수도권 전세가격이 1년 8개월 전 수준으로 내렸다. 연내 수도권에 입주를 앞둔 아파트 물량도 약 12만 가구 이상 예정돼 있어 전세가격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억6370만 원 수준으로, 지난 2021년 6월 3억5536만 원 이래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역시 5억2508만 원을 나타내며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봄 이사 철을 맞아 전세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은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전세 거래량은 12만847건으로 전월 9만7577건보다 23.8% 증가했다. 월세 거래량(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도 15만2267건으로 전월 대비 29.9% 늘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학군 수요와 갈아타기 수요가 움직이면서 전세계약이 이뤄지는 분위기"라면서도 "급매물 거래가 상당수인 데다, 대출이자 부담으로 월세 수요도 유지되고 있어 아직 전세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올해 5~12월 수도권에 약 12만 가구, 전국에 약 24만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배정한 기자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면적 59㎡는 이달 21일 7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10억8000만 원 대비 3억 원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 27일 14억 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해 같은달 20억 원과 비교하면 가격이 6억 원 내린 수준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의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내달부터 연내 대단지 입주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내달 전국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1만9065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전국 입주 물량의 절반은 수도권에 몰릴 전망이다. 내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한 1만769가구 예정돼 있다. 이어 4월부터 12월까지의 입주 예정 물량은 11만7604가구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입주물량 23만7105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윤 연구원은 "서울 내에서 전세가격 하락 폭이 둔화되거나 보합 전환한 지역이 나오고 있으나 상승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서울은 하반기에도 총 1만1318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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