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지속가능하고 지능화된 이동혁명'을 주제로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자동차 중심의 기존 모터쇼 개념에서 전동화 차량과 로봇 등 다양한 미래 이동 수단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상품이 전시된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를 자동으로 충전하는 로봇인 ACR과 여러 로봇을 선보이며, 기아는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KG 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는 토레스 EVX를 비롯해 다양한 전동화 콘셉트 모델을 소개한다. 테슬라, BMW와 같은 수입차 브랜드도 자율주행과 전동화 모델을 대거 전시한다.
현대차는 30일 경기도 일산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풀체인지급 부분변경 모델인 중형 세단 '쏘나타'를 공개하고, 전기차 충전을 돕는 로봇 ACR과 일상에 편리함을 제공하는 배달로봇인 달이(DAL-e)를 공개했다.
ACR은 충전기를 집는 외팔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를 사람 대신 충전구에 삽입하고, 차량과 연결해 충전을 더욱 쉽게 하도록 도와준다. 최근 전기차들이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하면서 충전을 위한 케이블의 무게도 증가해 노약자가 충전할 때 불편을 겪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ACR을 단순 충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제품을 배달해주는 배송로봇, 산업 현장과 같은 곳에서 위험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사족보행로봇 '스팟', 계단처럼 턱과 굴곡이 있는 곳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모베드'도 소개·전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전기차를 비롯해 자동충전로봇, 자율주행기술, 배송로봇 등을 통해 이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으며, 기존에 통용되는 공간의 개념에서 한계를 확장해 사물 전체가 이동의 자율성 갖는 '모빌리티오브띵스(MoT)'의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래에는 단순히 탈 것 뿐만 아니라 연결성을 더 가져야 하며, 그런 부분에서 UAM 도심 항공이나 로보틱스를 활용하는 부분까지 다 연결성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대형 전동화 SUV EV9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EV9은 전면부에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 등을 강조해 깔끔함과 미래 지향적 느낌을 구현했다. E-GMP가 적용돼 '플랫 플로어'로 넓은 실내를 확보해 3열 공간을 완성했고, 2열과 3열을 편평하게 접을 수 있어 차박 등 레저활동을 편히 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EV9의 GT-Line모델은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있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능을 탑재해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레벨3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EV9에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한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통합 제어기 등을 장착해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9은 '핸즈 오프'가 되는 차이기 때문에 안전과 직결된 모든 환경을 다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도로조건과 기후를 적용해 모든 환경에서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주행 테스트를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G 모빌리티는 이날 기존 '쌍용자동차'의 새 이름 KG모빌리티를 선포하고, 전동화 SUV와 픽업트럭 모델을 소개했다.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은 "이름을 바꿀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에 바꾸는 것이며, 지난 날을 잊고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큰 뜻으로 이름을 바꾼다"면서 "KG 모빌리티는 그동안 쌍용자동차를 아끼던 많은 고객의 염원을 담아 '모빌리티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가 수많은 굴곡을 겪어왔지만, 이제 그 모든 굴곡을 떨쳐내고, 새로운 모빌리티회사로 세상 속에 가치를 만들고 모두가 박수칠 수 있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KG모빌리티가 공개한 전동화 SUV '토레스 EVX'는 기존 내연기관 토레스 차량에서의 수직 라디에이터 그릴을 형상화한 LED 주간주행등 '키네틱 라이팅 블록'을 적용해 기존 SUV 감성과 전기차의 정체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더불어 강인함을 형상화한 프런트 범퍼의 토잉 커버, 후면부의 리어 콤비램프를 각각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해와 불을 상징하는 '리'와 땅을 의미하는 '곤'의 문양을 형상화해 표현했다.
KG모빌리티의 미래 차량 비전을 가늠할 수 있는 디자인 콘셉트 모델인 'O100'과 'F100', 아직 디자인 개발 중인 모델 'KR10'의 클레이 모델도 공개됐다.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 모델인 O100은 단단해 보이는 차체 디자인을 기본으로 도시와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F100은 전통적인 SUV 본연의 모습에 기계적이고 미래적인 감성을 더해 삶의 영역을 확장 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의 대형 전기 SUV 디자인을 제시했다. 전면에 키네틱 라이팅 블록은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어 운전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으며, 발전된 디지털 제스처 프런트 디자인을 적용해 KG 모빌리티의 EV 아이덴티티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KR10은 대한민국의 대표 SUV이자 강인함의 상징인 '코란도'의 정신(헤리티지)을 이어 받은 준중형급 정통 SUV로 디자인 개발 과정에 있는 클레이 모델을 공개했다. 기존 코란도에 적용된 동그란 전조등을 오마주한 주간주행등과 강인함이 강조된 세로 그릴로 정통 SUV의 느낌을 구현했다.
미디어 공개 행사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온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서울모빌리티쇼에 부스를 마련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테슬라는 준대형 세단인 '모델S 플래드', 대형 SUV인 '모델X 플래드'를 국내 출시하며 부스에 전시했다.
테슬라의 모델S 플래드는 3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최고 출력 1020마력, 최고속도 시속 322km의 성능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단 2.1초다. 이는 국내에 출시되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 모델X 플래드는 3열 좌석을 포함해 성인 7명까지 탑승할 수 있으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2614리터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테슬라는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모형도 국내 최초로 전시했다. 옵티머스는 키 173cm에 몸무게 73kg으로 2.3kWh 용량의 소형 배터리팩이 장착된다. 힘든 노동을 대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BMW도 수소모빌리티 차량 프로토타입, 전동화 모델을 대거 소개했다.
BMW의 'iX5 하이드로젠 프로토타입'은 BMW가 모빌리티를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한 결과물로, 개인공간인 차량을 모두의 영역으로 확장해 새롭고 풍요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여럿이 함께 움직이거나 혼자 직접 주행할 때, 업무와 휴식 등 모든 상황에 맞게 차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MINI의 경우 공간에 대한 혁신적인 비전을 담은 'MINI 비전 어바너트'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으며,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인 '뉴 i7', 첫 소형 순수전기 SAV 뉴 'iX1', 고성능 전기차 'i4 M50'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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