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차기 대표 사퇴 공식화…"새 인물 선출 바람직"


윤경림 사장, 내정 20일 만에 사퇴 결정
KT, 31일 주총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 폐기
경영공백 불가피…이사회 책임론 불거질 듯

KT 차기 대표 내정자인 윤경림(왼쪽 위)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이 27일 후보직을 공식 사퇴했다. /KT

[더팩트 | 서재근 기자] KT 차기 대표 내정자인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후보직을 공식 사퇴했다. 지난 5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자로 내정된 지 20일 만이다.

27일 KT에 따르면 윤 사장은 이날 후보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하고 이사회에 의사를 전달했다.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앞서 지난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KT 이사진은 최근까지 사의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윤 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로써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KT 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최근 인스티튜셔널 쉐어홀더 서비스(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가 윤 사장 선임 안건과 관련해 찬성을 권고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지만, 윤 사장이 정치권의 압박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구현모 현 대표와 윤 사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선임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KT는 1분기까지 조직 재정비 작업에 첫 단추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게 됐다. 경영 공백 사태 장기화와 더불어 이사회를 향한 '책임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KT 전체 직원의 약 90%인 1만8000명이 소속돼 있는 KT노조(제1노조)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KT 역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고, 우려했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표 선임에 따른 혼란은 회사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전망으로 이어져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각종 사업추진과 경영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큰 혼란을 겪고, 회사가 경영위기로 치달은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으며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KT는 오는 31일 주총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윤 사장의 사퇴로 대표이사 선임 안건과 윤 사장이 추천한 송경민 KT SAT 대표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주총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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