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전날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0.25%p의 금리인상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내 금리 인하가 없다는 발언이 이어지자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이번 금리인상 결정 이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과 전략에 시선이 모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8.69포인트(0.77%) 내린 2398.27에 출발한 뒤 기관과 개인의 동반 매수로 낙폭을 줄이며 2400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자 국내 증시에 냉기류로 흘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 연준은 3월 FOMC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4.50~4.75%에서 4.75~5.00%로 올렸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 폭은 기존 최대 1.23%p에서 1.50%p로 확대됐다.
연준의 인상폭이 기존 0.50%p에서 0.25%p로 줄어든 것은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방향이 불확실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언급을 더하자 미 증시 투심이 약화됐다. 장 종료 직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포괄적 예금 보호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까지 나오자 증시가 약세로 종료했다.
이에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63% 내린 3만2030.11에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65%, 나스닥지수는 1.60% 밀린 채 종료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는 없다는 발언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돼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우리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금리 인상을 발판 삼아 5월 5.25%에서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본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향후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약간의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로 대체했다"며 "이는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있더라도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비둘기파였던 3월 FOMC 결과를 반영해 당사는 연준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5.50%(상단 기준)에서 5.25%로 25bp 하향 조정하며, 금리인상 종료 시점을 5월로 수정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기대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연준 스탠스와의 간극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비중 확대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4.75 ~ 5%(현재) 컨센서스는 21일 40.9%에서 22일 51.5%로 상승했다. 그러나 Bloomberg WIRP 기준(3월 22일) 기준금리 고점은 4.934%로 추가 금리인상이 제한적일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 중이다.
대신증권은 당분간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을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부작용·후폭풍에 대한 경계심리를 높이는 'Bad Is Bad, Good Is Bad' 국면의 진입을 예상했다. 이에 증시 변동성이 어느 정도 지난 뒤 비중 확대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결과, 이후 예상되는 금리인하 기대 후퇴, 'Bad Is Bad, Good Is Bad' 국면 전개 가능성 등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물론 중국 경기회복,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등이 예상됨에 따라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하다. 그러나 아직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2300선 이하에서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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