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보령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신성장동력 사업인 우주 헬스케어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주 의견이 엇갈리자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다.
김 대표는 21일 서울 종로구 보령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주 헬스케어 사업인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 목표와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CIS 프로젝트는 김 대표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신사업의 일환으로 다가오는 우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주 헬스케어 관련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보령은 지난해 2월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미국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1000만 달러(약 129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으며, 같은 해 12월 5000만 달러(약 649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보령은 "액시엄이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에서 신약 연구개발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이 2021년 자기자본(5164억 원)의 15%를 넘는 금액인 780억 원을 액시엄에 투자하면서 일각에서는 걱정의 시선도 나왔다. 추가 투자 발표 이후 보령 주가는 전주 대비 10%가량 하락했으며 증권가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많은 분이 보령의 본업인 제약업과 너무 다른 우주에 투자해 기업을 망치는 게 아니냐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정보제공을 제대로 못 하고 소통을 못한 점은 잘못했다"면서도 "언제 이익이 날지,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주면 만들어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신약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액시엄은 20년 전부터 있던 사업을 하는 거라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며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가 잘 안되더라도 나머지 하나는 전혀 영향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깜짝 발표도 있었다. 김 대표는 "어제(20일) 액시엄 스페이스와 국내에 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우주 사업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친 것과 달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보령은 지난해 말 바이오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를 매각하기 위해 잠재 인수 후보군과 개별 접촉해왔다.
보령바이오파마는 1991년 설립된 뒤 보령에서 백신과 신약 개발을 담당해왔으며, 국내 최초로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했다. 2021년 기준 매출은 1391억 원,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증시 악화로 기업공개(IPO)가 무산되고, 김 대표의 승계 자금 마련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매각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답변을 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며 "확정된 것이 없어 답변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 상정된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감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은 모두 원안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