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최근 출시한 신차에 '닮은꼴' 주간주행등(DRL) 디자인 요소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패밀리룩을 구축해 차량별 독창성을 살리면서도 동시에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승용부터 레저용 차량(RV) 부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 신차 주간주행등에 고유의 디자인 특성을 담아 패밀리룩을 완성하고 있다. 주간주행등은 발광다이오드(LED)와 같이 강력한 광원을 활용해 낮에도 차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주간주행등을 법적으로 설치하도록 조치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2015년 7월 이후 생산된 차량의 경우 주간주행등 장착이 의무화됐다.
현대차의 경우 '끊김 없는 수평형 램프'를 주간주행등으로 장착하고 있다. 승합차 모델인 스타리아에 처음 적용됐으며, 대형세단인 그랜저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도 끊김 없는 수평형 램프가 적용됐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이 예정된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도 수평으로 끊김없는 램프가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아는 최근에 디자인을 공개한 준중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인 'EV5'와 대형 전동화 SUV인 'EV9'에 '스타맵 주간주행등'을 적용했다. 별자리를 형상화한 꺾인 선 모양으로 개성을 강조하고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중형 세단인 'K5'와 경차 '더 뉴 레이'도 꺾인 선이 강조된 주간주행등을 장착하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최근 공개한 전동화 SUV '토레스 EVX'는 수평으로 길게 이어지는 주간주행등에서 중간 부분을 점선으로 처리했다. 이는 토레스 내연기관차에 장착되는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표현한 것으로, 정통 SUV의 강인함과 정체성을 계승하기 위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브랜드도 주간주행등에 디자인 차별화 요소를 장착하고 있다. 푸조의 중형 세단 '508'은 최근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송곳니 형상의 주간주행등을 사자 발톱 갈퀴 모양으로 변경했다. 푸조 브랜드 상징이 사자인 만큼, 주간주행등을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요소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차량 주간주행등이 운행 중에 항상 켜지기 때문에 디자인 특징과 정체성을 알리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윤문효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2팀 팀장은 "특히, 전조등의 경우 밤에는 동그란 광원으로만 보이는 반면, 주간주행등은 밤에도 고유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디자인 특징을 강조하기 편하다"면서 "앞으로 기아는 스타맵 주간주행등을 차량마다 고유의 독창성을 유지하면서도 통일성을 강조해 새로운 패밀리룩 요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의 '타이거 노즈 그릴'과 BMW의 '키드니 그릴'처럼 라디에이터 그릴을 패밀리룩으로 활용한 것처럼 주간주행등도 패밀리룩으로 활용하는 추세다"며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들이 주간주행등에 대한 차별화와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시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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