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불황? 삼성 한종희, '고효율·초연결 비스포크'서 해법 찾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미디어데이 참석
'비스포크 라이프' 소개하며 위기 극복 자신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21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에 참석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올해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에너지·인공지능(AI) 관련 제품·서비스로 어려움을 타개해나가고자 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전 업계 불황을 극복할 키워드로 에너지 소비 절감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AI 기반 맞춤형 경험 제공 등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답으로 '비스포크' 제품을 내세운 것이다.

'비스포크 라이프'는 기존 '비스포크 홈'의 공간·취향 맞춤에서 친환경 등 사용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라이프스타일 맞춤으로 더 고도화된 가전을 의미한다.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은 핵심 부품 고효율화로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이고 강화된 AI 기능으로 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비스포크' 가전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 에너지 비용과 환경에 더해지는 부담을 손쉽게 덜 수 있도록 하고,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진정한 홈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취향별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도 상당하다"며 "올해 '비스포크'는 친환경 실천에 기여하고, AI 기술로 맞춤형 경험을 확대해 '비스포크 라이프'를 실현해주는 솔루션으로 진화를 거듭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날 공개된 2023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은 항공기 수준의 초정밀 가공 기술을 적용해 최고 효율을 구현한 컴프레서, 디지털 제어와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AI 인버터를 사용해 국내 에너지 규격 기준 최상위 등급인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뛰어난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 총 57개로 운영된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에너지 효율이 최대 30%나 높고,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는 1등급 최저 기준보다 효율이 최대 22% 더 높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은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에너지를 10%나 덜 쓴다. '비스포크' 신제품 가운데 세탁기와 건조기는 전 모델이 1등급을 충족하며, 세탁기·건조기·냉장고·에어컨의 평균은 75%다.

스마트싱스 기반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인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활용해 '비스포크' 가전을 관리하면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도 가능하다. 서비스 내 'AI 절약모드' 기능을 사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까지 추가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냉장고의 경우 1단계로 AI를 통해 냉장고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냉장고 운전을 최적화함으로써 에너지를 최대 10% 절약해주고, 2단계로 사용자 선택에 따라 냉동실 온도 조절을 선택해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 현재 'AI 절약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가전은 총 6종으로, 내년에 8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세탁 시 마찰로 인해 옷에서 떨어지는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60% 줄여주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를 탑재했다. '비스포크 에어컨'에는 일회용 건전지가 필요 없는 솔라셀 리모트가 확대 적용됐다.

삼성전자 직원이 비스포크 제트 AI의 성능을 소개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2023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가지 측면에서 AI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먼저 삼성전자는 스틱 청소기와 식기세척기, 오븐까지 AI 기능을 탑재해 AI 적용 품목을 총 15개로 늘렸다.

2023년형 스틱 청소기 신제품 '비스포크 제트 AI'는 세계 최고 흡입력인 280와트(W)의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면서, 'AI 모드'로 카펫이나 마루, 매트 등 바닥 상태와 이동 시 브러시가 바닥에서 들뜨는 상황까지 인식해 흡입력을 스스로 최적화, 배터리 사용 시간을 효율화할 수 있다. 청소 중 휴대전화가 울리면 LCD 디스플레이로 전화 수신을 알려주고 작동을 멈추는 스마트싱스 서비스도 상반기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비스포크 제트 AI'는 국내 무선 스틱 청소기 최초로 한국표준협회에서 'AI+ 인증'을 취득했다.

2023년형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AI 세제 자동 투입', '클로딩 케어 스캔' 등 AI 기능이 더 진화됐고, 'AI 맞춤 세탁' 코스 사용 시 기존 소비자 사용 패턴과 비교해 물과 세제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는 사용 패턴을 파악해 자주 쓰는 코스를 먼저 추천해줄 뿐 아니라 식기 오염도에 따라 물 사용량과 온도, 분사 세기 등을 최적으로 맞춰주는 'AI 맞춤 세척' 기능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국내 식기세척기 최초로 한국표준협회에서 'AI+ 인증'을 받았다.

이 밖에 '비스포크 오븐'은 내부 카메라를 통한 비전 인식으로 즉석밥·핫도그·피자 등 10종의 음식을 인식해 메뉴에 맞는 알고리즘으로 조리해준다.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은 상반기 3종이 추가돼 총 27종으로 확장된다. 테마 색상은 '세이지 그린'이다. 내부 디자인은 개인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맞춰가며 사용하는 '비스포크' 콘셉트가 더욱 강화됐다.

이날 한종희 부회장은 가전제품 라인업에서 '비스포크' 비중을 50%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실상 향후 가전 사업을 '비스포크' 중심으로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비스포크'의 올해 성장 목표도 지난해 대비 50% 이상으로 정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에 적자를 봤고 그 원인으로 원자재, 물류비 증가, 수요 감소 등 여러 가지 있었다"며 "올해 실적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시기상조이지만, 하반기 때 '비스포크' 가전의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종희 부회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로봇 사업 전략, 올레드 TV 신제품 재출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선행 개발 조직인 삼성 리서치에서 삼성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로봇 사업팀이 올해 EX1이라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로봇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로봇 분야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LED부터 네오 QLED, 라이프스타일 TV, 심지어 밖에서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까지 소비자 계층이 굉장히 다양해졌다"며 "이러한 소비자 취향을 고려, 라인업 확장 차원에서 OLED도 도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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