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HD현대가 국내 조선사, 선급과 공동으로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발자국 원팀'을 구축한다고 17일 밝혔다.
탄소발자국은 개인, 기업 또는 국가 등 단체가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HD현대는 그룹 내 조선사뿐만 아니라 동종업계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국내외 선급(미국선급협회, 한국선급)과 함께 탄소발자국을 추적해 이를 표준화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HD현대의 조선 계열사(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와 국내 주요 조선사(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국내외 선급(ABS, KR)은 16일 '조선업계 온실가스 배출량 스코프 3 산정 표준화를 위한 공동개발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스코프 1, 2이며, 스코프 3은 제품 생산 과정을 제외한 선박 원자재 생산 과정과 선박 인도 이후의 운항부터 폐선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각 사의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 산정 방법을 상호 공유, 분석하고 선급의 자문을 거쳐 산출 방법을 표준화해 올해 말까지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각 참여 기관들은 향후 도출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받을 예정이며, 글로벌 조선사와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관들로 참여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최근 지속가능성 공시 지침(EU CSRD),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정보공시 기준 등에서 스코프 3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는 등 스코프 3 배출량 공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 국내 조선사들이 공동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대런 레스코스키 미국선급협회(ABS) 극동아시아 영업사장은 "스코프 3 배출량 측정에 대한 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표준화된 방법론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탄소 배출량을 면밀히 측정, 검증하는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데 조선산업 선도 기업들과 선급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